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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너 택시 타는 거 좋아했잖아”…SKT ‘에이닷’, 똑똑해진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에이닷'.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에이닷'. 사진 SK텔레콤

“오랜만에 지하철 탔는데 환승하기 귀찮아.” “너 원래 택시 타는 거 좋아했잖아.”

친구와의 대화가 아니다. 내 취향을 기억하는 인공지능(AI)과의 대화다.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이 더 똑똑해진다.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고 초거대 AI가 잇따라 등장하며 AI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국내 통신사들도 AI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24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대화를 기억하는 ‘장기기억’ 기술, 사진·텍스트 등 복합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이 다음 달 중 에이닷에 장착된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에이닷은 오픈AI가 만든 초거대 언어모델 ‘GPT-3’를 기반으로 만든 AI 서비스. SKT는 별도의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에이닷게임’, 이용자의 시청 이력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추천 채널을 제공하는 ‘에이닷티브이’, AI가 알아서 사진 편집을 해주는 ‘에이닷포토’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왔다.

이게 왜 중요해

대화형 AI 챗봇인 챗GPT 등장의 이후 초거대 AI 기술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국내 주요 정보통신(IT) 기업들은 잇따라 자체 AI 서비스를 공개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869억 달러(약 120조4000억원)에서 2027년 4070억 달러(약 563조 9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김영준 SK텔레콤 에이닷추진단 담당은 “현재 글로벌 초거대 AI 시장은 국내외 빅테크들이 치열하게 주도권을 다투는 전장이 되고 있다”며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에이닷을 글로벌 톱 수준의 AI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뭐가 달라져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에이닷'.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에이닷'. 사진 SK텔레콤

①내가 한 말 기억하네?: 기존 챗봇은 생성 당시 학습된 데이터로만 답을 할 수 있을 뿐,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얻은 새로운 정보를 이용하지 못했다. 에이닷의 장기기억 기술은 이용자가 오래전에 대화했던 내용 중 중요한 정보를 저장해두고 대화에 활용하는 방식. 사람이 뇌 속에서 오래된 기억을 가져오는 것과 유사하다. 이용자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직업, 취미, MBTI 유형, 애완동물 등의 정보가 장기기억 대상이다.

가령 에이닷 이용자가 예전에 액션영화를 좋아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면, “나 영화보려고”라는 말에 “너 액션영화 좋아하잖아”라는 식으로 답을 할 수 있다. 조수 혹은 비서로서의 기능이 훨씬 발전할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

에이닷이 보여줄 장기기억 기술은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가 지난 2021년 공개한 대화형 AI ‘블렌더봇 2.0’과 유사하다. 블렌더봇 2.0은 대화 중 수집한 최신 정보를 취합해 장기 메모리에 저장해 대화에 활용할 수 있다.

②사진‧음성까지 이해?: 멀티모달 기술로 풍성한 대화도 가능해질 전망. 이용자가 “나 여기 있어”라면서 스키장 사진을 보내면 에이닷이 “너 스키장에 있구나”라고 답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식이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 외에 음성, 이미지 등 여러 방식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특징이 있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오픈AI의 달리가 대표적인 멀티모달 AI다.

다른 곳은 어때

MS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협력을 강화하는 중. 23일(현지시각)엔 새로운 투자 계획과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앞으로 MS는 챗GPT, GPT-3,5, 달리2 등 오픈AI의 각종 서비스를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 검색엔진 ‘빙’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MS는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2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전망.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선보이며 초거대 AI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카카오브레인도 한국어 특화 AI 모델 ‘KoGPT’를 공개했다. KT의 초거대 AI인 ‘믿음’도 올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KT는 물류·상담·의료 분야에 초거대 AI를 접목할 계획.

앞으로는

향후 SK텔레콤은 에이닷에 챗GPT와 같은 초거대AI 모델을 접목할 계획.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AI 대화 서비스는 명령 위주의 ‘목적성 대화’와 친구처럼 사소한 대화를 함께 할 수 있는 ‘감성 대화’, 지식을 얻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지식 대화’로 나뉜다”며 “챗GPT 모델과 연계하면 지식 대화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닷을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이나 업무처리를 수행하는 서비스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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