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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MS 이어 구글·스포티파이까지 '빅테크 한파'…애플은 '잠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 침체 우려가 가속화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빅테크 해고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새해 벽두부터 아마존·구글·스포티파이 같은 공룡 정보기술(IT) 기업이 연이어 긴축 경영에 따른 대규모 감원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IT 한파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23일(현지시간) 회사 직원 수를 약 6%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전 세계 임직원 수는 약 9800명 수준으로, 해고 인원은 약 600명 정도로 추산된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2018년 스포티파이에 합류해 신생 광고와 팟캐스트 사업을 성장시킨 돈 오스트로프 최고 콘텐츠 책임자도 회사를 떠나는 등 고위직까지 감원 칼바람이 몰아쳤다. 스포티파이의 다니엘 에크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으로 강한 순풍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매출액 증가를 위한 투자가 너무 많았다”며 비용 절감을 위한 감원이라고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알파벳)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순다르 피차이 구글(알파벳)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이보다 앞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지난 20일 1만 2000명 감원 계획을 밝히면서 IT 업계에 충격을 줬다. 1998년 창업 이후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다. 특히 연봉이 50만~100만 달러(약 6억~12억원)에 달하는 고연봉자나 고성과자도 감원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과거와 전혀 다른 경제 현실을 직면했다”며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결정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아마존(1만8000명), 메타(1만1000명), 마이크로소프트(1만명) 등도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빅테크 해고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테크 기업 감원 집계 사이트 ‘레이오프’에 따르면 올해에만 173개 테크 회사에서 5만 597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까지 합치면 20만명을 넘어선다.

이는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인 긴축 경영에 들어간 영향이 크다. 특히 IT 업계에 호황으로 작용했던 팬데믹 시기에 고용 인원을 크게 늘린 데 대한 후폭풍이 이제야 돌아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공동 CEO도 7000명에 대한 감원 계획을 발표하며 ‘펜데믹 초기 과잉 고용’을 이유로 꼽았다.

팀 쿡 애플 CEO.

팀 쿡 애플 CEO.

다만 빅테크 선봉장인 애플에선 아직 대규모 감원 소식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중순 신입사원 채용 업무를 담당하던 계약직 인사담당자 100여명을 내보내는 정도에 그쳤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로 장저우시 아이폰 공장이 봉쇄되는 등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엔 시가총액 2조 달러 선이 한때 무너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감원을 단행하지 않는 것은 팀 쿡 CEO의 실용적인 경영방식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다른 테크 기업과 달리 애플은 팬데믹 시기에도 직원 수를 많이 늘리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9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애플의 전체 인력은 약 20% 증가했다. 이는 같은 시기 마이크로소프트(53%), 알파벳(57%), 메타(94%)와 비교하면 적은 증가폭이다. 여기에 다른 빅테크와 달리 모험적이거나 부차적인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WSJ는 보도했다.

금융평가기관 DA데이비드슨의 톰 포르테 분석가는 “애플이 직원 수를 줄일 수는 있지만, 직원이 떠나도 추가 고용을 하지 않는 방식의 조용한 감원을 진행할 것”이라며 “복지 등을 삭감하거나 조정하는 방식으로도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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