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바젤 홍콩 3년만에 기지개..."3월 말 177개 갤러리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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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위축됐던 아트바젤 홍콩이 올해 3월부터 다시 본래 규모와 행사로 돌아온다. [사진 Art Basel]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아트바젤 홍콩이 오는 3월 말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아트바젤 홍콩은 3월 21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25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아트바젤 홍콩은 지난 3년간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거나 축소돼 열렸다. 물리적으로 참석할 수 없는 해외 갤러리들은 작품만 보내 위성 부스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엔 홍콩이 엄격한 격리 의무조치를 해제하고 처음 열리는 것으로 2019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앙젤 시앙-리 아트바젤 홍콩 디렉터

지난 11월 아트바젤 홍콩의 디렉터로 선임된 앙젤 시앙-리(Angelle Siyang-Le)는 선임 후 처음으로 최근 서울을 찾았다. 그는 "참여 갤러리가 지난해 130개에서 올해 177개(32개국)로 크게 늘었고, 초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엔카운터(Encounters)'섹션도 부활한다"며 "올해 아트바젤 홍콩이 세계 미술계 교류의 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돼 설렌다"고 말했다.

시앙-리 디렉터는 "아트바젤 홍콩뿐만 아니라 홍콩이 활짝 열린 것이 팬데믹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에는 행사뿐만 아니라 홍콩이라는 도시를 좀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간 홍콩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2021년 11월 개관해 이미 홍콩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는 M+ 뮤지엄 개관을 꼽았다. 시앙-리는 "서카오룽문화예술단지에 개관한 M+는 아시아 최초의 현대 시각문화 뮤지엄으로 미술뿐 아니라 디자인, 건축, 비주얼 아트 전체를 아우르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베이징 고궁박물관 컬렉션을 볼 수 있는 신고궁박물관도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미술' 존재감에 초점

지난해 11월 아트바젤 홍콩 디렉터로 선임된 앙젤 시앙-리. 10년동안 아트바젤 홍콩에서 중화권 개발을 담당해온 인물이다. [사진 아트바젤 홍콩]

2022 아트바젤 홍콩 학고재 갤러리 부스 전경. 벽에 정영주 작가의 그림이 걸려 있다. [사진 Art Basel]

올해 아트바젤 홍콩의 가장 달라진 점으로 그는 "아시아를 선도하는 글로벌 아트페어로서 강력한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미술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것은 물론 홍콩과 아시아의 존재감을 더욱 강하게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서구권 갤러리들이 아트페어를 주도하는 분위기였다면 올해는 여느 해보다 아시아·태평양 갤러리의 존재감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기존 서구권 대 아시아 갤러리 비율이 50 대 50이었다면 올해 아시아·태평양 갤러리가 50%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 미술계에서 서울의 위상도 변화했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Frieze)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며 서울이 아트 허브 도시로 주목받았다. 아시아 아트허브로서 홍콩과 서울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두 도시의 특성이 각기 다르다. 서로 다른 매력으로 미술시장을 키우는 데 함께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는 "일단 저부터 서울을 너무 좋아한다"며 "서울은 다른 도시와 다른 매력에, 즐길 거리 넘치고 재미있고 멋진 곳"이라고 말했다. 또 홍콩에 대해선 "30분이면 도심지에서 외곽 바다까지 나갈 수 있고 '아시아의 뉴욕'으로 전세계 모든 다양성이 압축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트바젤 UBS가 발간한 ‘세계 컬렉터 조사 2022(A Survey of Global Collecting in 2022)’에 따르면 중국(본토) 컬렉터가 작품 구매파워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며 "세계에서 가장 큰 미술시장 중 한 곳이 홍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제경제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고, 미술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방역 제한 조치가 풀리기 3개월 전 지원을 마감했는데도 177개 갤러리가 지원했다. 저희 측에서 작품만 보내고 현지 스태프가 판매하는 ‘위성부스’를 제안했는데도 갤러리 대부분이 직접 오겠다고 했다"고 참여 열기를 전했다.

시앙-리 디렉터는 "미술시장의 중요한 지표인 경매를 봐도 필립스는 서카오룽지구로 이전하고, 크리스티는 홍콩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뉴핸더슨 건물에 입점할 예정"이라며 "홍콩에 진출한 많은 글로벌 갤러리들은 홍콩 지점을 축소하거나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아트바젤은 매년 스위스 바젤과 미국 마이애미에서 아트페어를 개최하며 아트바젤 홍콩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올해 국내 갤러리는 주요 부스인 주요 부스인 '갤러리스(Galleries)' 부문에 국제갤러리, 학고재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PKM갤러리, 조현화랑, 갤러리바톤, 리안갤러리 등 7곳이 부스를 연다. 이밖에 '인사이트(Insights)' 부문에 우손갤러리, '디스커버리(Discovery)' 부문에 갤러리2, 제이슨 함, 휘슬갤러리 등이 참여한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