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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굴복했다"…'한국 음력설→중국 설'로 바꾼 영국박물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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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박물관이 최근 공식트위터에 ‘한국 음력 설’ 표현을 썼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댓글 공격을 받은 뒤 ‘중국 설’로 수정했다. 영국박문관 트위터 캡처

영국박물관이 최근 공식트위터에 ‘한국 음력 설’ 표현을 썼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댓글 공격을 받은 뒤 ‘중국 설’로 수정했다. 영국박문관 트위터 캡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영국박물관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 음력 설’ 표현을 썼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댓글 공격을 받은 뒤 ‘중국 설’로 수정하자 “부끄러운 조치”라고 했다.

서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국 누리꾼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영국박물관이 항복한 셈”이라며 “논리도 없고 억지 주장만 펼치는 중국 누리꾼들의 전형적인 행태를 처음 겪었기 때문에 무서웠나 보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박물관이라면 지금 당장의 논란을 피하기 위한 ‘회피’보다는, 조금 더 이성적인 ‘처사’를 했었어야 했는데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솔직히 ‘부끄러운 조치’”라고 지적했다.

영국박물관은 설을 앞둔 20일(현지시간) ‘Celebrating Seollal 설맞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전통 공연 등의 행사를 했다. 홍보 문구에 ‘Korean Lunar new Year’(한국 음력 설)라고 적었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댓글 공격을 받았다.

이에 영국박물관은 22일(현지시간) SNS에 중국 청나라 여성의 그림을 올리면서 해시태그에 ‘중국 설’을 뜻하는 영어 표현 ‘Chinese New Year’(차이니즈 뉴 이어)를 적었다.

서 교수는 지난주 영국 총리실에서 개최한 설맞이 행사에서 리시 수낵 총리가 한국, 중국, 베트남 관련 인사들 앞에서 연설하며 ‘음력 설’이라고 표현한 것을 언급하며 “최근 영국 내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여러 제보를 통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 등 20개 구단 가운데 6개 구단이 SNS로 ‘중국 설’을 기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서 교수는 “조만간 영국박물관 및 프리미어리그 각 구단에 ‘중국 설’이 아닌 ‘음력 설’ 표현이 맞다는 항의 메일을 보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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