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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톰 크루즈보다 몸 좋지"…60세 '무협 스타' 관리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 콘텐츠리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 콘텐츠리

“저는 영화를 40년 동안 찍었지만, 김용 작가의 작품은 저에게도 큰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도전을 좋아하죠.”

올해 환갑을 맞은 홍콩의 액션 스타 전쯔단(甄子丹·견자단·60)은 ‘도전’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무협 블록버스터 ‘천룡팔부: 교봉전’(이하 ‘천룡팔부’) 홍보차 방한한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그가 제작·출연한 데 더해 감독과 무술감독까지 겸한 ‘천룡팔부’는 중국 무협소설계 거장 김용(1924~2018)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한국 극장가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정통 무협 액션물이다. ‘중국의 톨킨’ 등의 수식어가 붙는 김용은 단순 무협물을 넘어, 역사와 상상을 절묘하게 섞은 대하 역사소설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천룡팔부’ 역시 북송과 요나라가 갈등을 겪던 11세기를 배경으로, 교봉·단예·허죽 등의 젊은 영웅들의 대장정을 펼쳐낸 이야기다. 이번 영화는 그중에서도 거란인이지만 한인으로 자란 비극적 영웅 교봉(견자단)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교봉이 살인 누명을 쓰고 자신의 패거리에서 쫓겨난 뒤 새롭게 영웅으로 성장해가는 모험기를 그렸다.

액션 스타 견자단 “무협 정신, 현대 사회와 공명할 것”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메이킹 스틸. 사진 콘텐츠리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메이킹 스틸. 사진 콘텐츠리

쿵푸 스타일의 액션 영화 ‘엽문’ 시리즈부터 ‘레이징 파이어’와 같은 현대적 액션물까지, 다양한 종류의 액션을 섭렵한 견자단에게도 ‘천룡팔부’와 같은 정통 무협물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김용의 소설은 영화화하기 굉장히 힘들다. 그 안의 인물과 내용이 굉장히 복잡다단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나는 김용의 작품을 그대로 영화화 하는 대신, 현대적인 액션 영화의 기법을 융합하고 싶었다”고 도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자신이 맡은 교봉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선 “김용이 써내려간 많은 영웅 가운데 가장 멋진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교봉은 단순히 무공이 뛰어날 뿐 아니라, 무협 정신이 있는 사람입니다. 약속한 것은 무조건 지키고 친구들과의 정을 중시하죠. 또 어떤 비판을 듣더라도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합니다. 현대인들은 수많은 압박 속에 살아가고 인간관계에서 여러 문제를 겪는다는 점에서 교봉의 무협 정신이 현대 사회와 공명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 콘텐츠리

'천룡팔부: 교봉전' 스틸컷. 사진 콘텐츠리

그의 설명대로, 영화 속 교봉은 모두가 등 돌렸을 때 유일하게 자신을 믿어준 아주(陈钰琪·천위치·진옥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내건다. 대규모 액션신이 끊임없이 펼쳐지는데도 이야기가 느슨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이같은 두 주인공의 애절한 서사가 밑바탕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철저히 견자단의 의도에서 비롯된 연출이었다.

“저는 액션 신을 찍을 때 인물과의 대치가 어떻게 그려질지, 다음 장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정서를 보여줄지를 계속해서 생각합니다. 작곡가가 음표 하나하나로 음악을 작곡하는 것과 같이, 액션 동작 하나가 영화 전반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계속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처럼 제작·출연·감독에 무술감독까지, 1인 4역을 맡은 것이 “당연히 너무나 힘든 일”이라면서도 “이렇게 해야만 예술가 자신의 순수한 창작물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찰리 채플린과 같은 초기 영화 창작자들은 각본부터 연기 지도, 감독까지 모든 것을 다 해냈고, 그렇게 해서 순도 높은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현대 예술에서도 한 예술가가 모든 분야에 전면적으로 참여해야만 자신의 색깔을 100%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메이킹 스틸. 사진 콘텐츠리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메이킹 스틸. 사진 콘텐츠리

“몸 관리 중요, 톰 크루즈 존경스럽지만…”

1984년에 데뷔한 이래 40년째 녹슬지 않는 액션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견자단은 “몸 관리에서는 언제나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며 “과식을 했거나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었다면, 그 다음날은 디톡스를 하는 식으로 균형을 찾고 있다”고 자신만의 생활습관을 전했다. 또 유흥을 즐기지 않아 집에 일찍 귀가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그는 “내가 톰 크루즈보다 몸이 좋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톰 크루즈가 61세 나이에도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연기를 한다는 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하지만 톰 크루즈보다 제가 더 몸이 좋기 때문에 그가 해냈다면 저도 분명 해낼 수 있습니다.”(웃음)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메이킹 스틸. 사진 콘텐츠리

영화 '천룡팔부: 교봉전' 메이킹 스틸. 사진 콘텐츠리

그는 팬들이 종종 ‘견자단은 영웅 역할만 한다’고 불평하지만, 이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자신의 원칙에 따른 선택이라고 했다. “그동안 살인범이나 변태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많았지만, 정의롭고, 약속을 지키며, 가족·친구들을 사랑하는 인물을 맡고자 하는 원칙과 위배된다면 모두 거절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액션 영화 ‘존 윅: 챕터 4’를 촬영할 때도 “이런 내 원칙에 따라 캐릭터를 좀 더 입체적으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저를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으니 사회적으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통해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걸 선택할 수도 있지만, 제가 은퇴 후 세상에 무엇을 남겼는가 돌아볼 것을 생각하면 그런 선택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제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햇살처럼 밝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천룡팔부: 교봉전’은 국내에서 25일 개봉한다.

'천룡팔부: 교봉전' 포스터. 사진 콘텐츠리

'천룡팔부: 교봉전' 포스터. 사진 콘텐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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