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양이 24마리가 세종문화회관 뒤집었다...'젤리클석'도 부활

중앙일보

입력

"다시 한번 기억해 둬. 개는 개, 고양이는 고양이."

뮤지컬 '캣츠'의 고양이들이 오리지널 연출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사라졌던 '젤리클석'도 부활했다. 젤리클석은 고양이가 객석으로 뛰어드는 오리지널 연출을 가장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통로석이다.

뮤지컬 '캣츠'에서 반항아 고양이 '럼텀터거'가 춤추고 있다. 사진 에스앤코

뮤지컬 '캣츠'에서 반항아 고양이 '럼텀터거'가 춤추고 있다. 사진 에스앤코

존재감 만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꽉 채운 24마리의 고양이들은 쉴 새 없이 객석과 무대를 오가며 관객들의 코앞에 얼굴을 들이민다. 오프닝 곡인 '젤리클 고양이 노래'와 호기심 많은 고양이 '럼텀터거' 테마곡 등의 음악이 흥을 돋우고 불후의 명곡 '메모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발레·탭댄스·아크로바틱을 현란하게 구사하면서도 고양이다운 사뿐한 몸짓을 유지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한국에서만 200만명 본 '캣츠' 매력은?

뮤지컬 '캣츠'는 미국 출신의 대문호 T.S 엘리엇이 손주들을 위해 쓴 우화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젤리클 고양이는 귀 뒤를 싹싹 씻고 발가락 사이까지 보송보송 말리지", "다시 한번 기억해 둬. 고양이는 친한 척하면 화를 낸다는 사실" 등 재밌는 시 구절에 뮤지컬계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멜로디를 붙였다. 198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뒤 전 세계 30개 국가에서 7550만 명이 '캣츠'를 봤다. 한국에선 2018년 누적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캣츠'는 마술사 고양이, 부자 고양이, 범죄자 고양이 등 다양한 배경의 24마리 고양이가 천상의 세계에서 새 삶을 부여받기를 기다린다는 이야기다. 한때 아름다운 고양이였지만 이제는 늙고 초라해진 그리자벨라가 메모리를 부르며 새 삶을 얻게 된다. 줄거리는 간단하고 볼거리는 화려해 어린이가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뮤지컬 캣츠의 한 장면. 사진 에스앤코

뮤지컬 캣츠의 한 장면. 사진 에스앤코

하이라이트는 2막에서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다. 그리자벨라가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며 부르는 회한의 노래 '메모리'는 영국에서 4만7000번, 미국에서 100만번 라디오·TV에서 스트리밍된 명곡이다. 바바라 스트라이샌드, 조니 마티스 등 수많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이 노래로 음반을 만들었다. 2020년 내한 공연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의 메모리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배우 조아나 암필이 이번에도 그리자벨라로 발탁됐다.

1막과 2막 사이 '플레이타임'도 놓쳐선 안 된다. 1막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시작되면 지혜로운 고양이 올드듀터러노미가 설 연휴를 맞은 한국 관객에게 큰절을 올리며 호응을 유도한다. 2막 시작 직전에는 고양이들이 객석에 뛰어들어 아크로바틱 묘기를 선보인다. 앞발로 관객들의 손을 톡 건드리는 새침한 고양이, 골골송을 부르며 엉덩이를 씰룩대는 고양이도 있다. 객석 여기저기서 고양이들이 선보이는 애교에 웃음과 환호가 터져 나온다. 고양이들은 3월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