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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갈아입을 곳 없어 쩔쩔…韓선수 사라진 2023 LPGA 투어,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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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 헨더슨. AP=연합뉴스

브룩 헨더슨. AP=연합뉴스

한국시간으로 20일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는 국내 골프팬들의 관심에선 조금 멀어져있다. 이례적으로 한국 국적을 지닌 선수가 단 한 명도 뛰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최근 2년간 우승자만 출전할 수 있다. 한국에선 고진영과 전인지, 김효주, 박인비, 지은희가 참가 자격을 갖고 있었지만, 누구도 출전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지난 2년 동안 우승자 자체가 줄어들었고, 이 가운데서도 1월 개막전부터 시즌을 시작하려는 선수가 나오지 않으면서 한국 선수들을 볼 수 없게 됐다.

불참의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여자골프 세계랭킹 5위 고진영은 손목 부상 여파가 작용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4년 연속 동일 대회를 뛰지 않으면,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고진영이 여기 해당하는데, 부상이나 기타 적절한 사유가 있으면 이를 면제해주는 조항도 있다. 고진영의 벌금 부과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박인비의 경우 출산 예정일이 다가와 당분간 대회 출전이 어렵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박인비는 4월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 또, 지은희와 전인지, 김효주는 여유를 두고 올 시즌을 출발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번 개막전에서 없는 것은 한국 선수만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라커룸이 없어 현장에서 큰 반발을 샀다.

골프위크와 골프채널 등 미국 매체는 개막을 앞두고 “대회장인 레이크 노나 골프장이 선수들을 위한 라커룸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이 옷 갈아입을 곳이 없어 곤란해 했다는 내용도 함께 전달했다. 일류 투어를 자부하는 LPGA 투어 정규대회, 그것도 개막전이라는 점에서 해당 논란은 해외 토픽이 됐다.

물론 주최 측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레이크 노나 골프장은 지난해 12월 플로리다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주요 시설이 망가져 정상적으로 클럽하우스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선수들은 역으로 LPGA 투어를 향해 볼멘소리를 내면서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일단 선수들은 임시로 마련된 라커룸을 이번 대회 기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불똥은 잠잠해졌지만, 개막전부터 생긴 찝찝함은 여전한 분위기다.

한편 21일 끝난 대회 2라운드에선 브룩 헨더슨이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담아 11언더파 133타 단독선두를 달렸다. 이어 넬리 코다가 7언더파 단독 2위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LPGA 투어 선수들은 물론 유명인사들도 출전해 따로 순위를 가린다.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으로 우열을 가리는 이 순위에선 테니스 선수 출신 마디 피시가 78점으로 단독 1위를 지키고 있고, LPGA 투어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이 여전한 실력을 뽐내며 69점으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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