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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공포”“일고 가치없다” 金·安 충돌…安·羅연대설 모락모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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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경쟁을 하고 있는 김기현(왼쪽)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오른쪽) 의원. 중앙포토

국민의힘 당권 경쟁을 하고 있는 김기현(왼쪽)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오른쪽) 의원. 중앙포토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연대 가능성이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일보·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17~18일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23.6%가 김기현 의원을 꼽아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안철수 의원 18.5%, 나경원 전 의원 18.3%, 유승민 전 의원 7.5% 등의 순서였다. 최근 진행된 자동응답(ARS) 방식 조사에 비해 격차는 좁았지만 친윤계 주류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이 설 연휴를 앞두고 상승세를 탔다는 점은 분명했다.

이렇게 당권 경쟁 구도가 흘러가자 이미 윤상현 의원과 ‘수도권 연대’ 전선을 펴고 있는 안 의원은 김 의원과 각을 세우고, 나 전 의원을 향해선 연대의 손짓을 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17일 초선 의원 50명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한 성명을 낸 걸 언급하며 “현재 원내에 공천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있다. 이런 분위기는 김기현 의원이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기겠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희망 사항”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선 “저나 윤상현 의원이나 나경원 의원이 (수도권 중심으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 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 의원, 이 전 대통령, 안 의원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 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 의원, 이 전 대통령, 안 의원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 연합뉴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45분간 예방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MB가) 현재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이 분열의 양상을 보이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당원들의 자유의사에 맡기고 집단지성을 모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대표를 뽑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는 안 의원에게 “수도권에서 이겨야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의원이 좋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전했다.

안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선 나 전 의원 측에서도 화답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예선에서 개인 대 개인의 연대는 불가능하다”면서도 “수도권 필승론 등 가치나 방향에 대한 연대는 가능하다. 결선에서 누구든 승자를 밀어주자는 조건부 연대나 이합집산이 굉장히 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을 방문해 노인복지관과 재래시장 등 7곳을 잇따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의 ‘공포 분위기’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연휴 동안 ‘연포탕’(연대·포용·탕평) 메시지를 적극 내세우며 당내 통합을 이끄는 대표 후보 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지지율이 하위권일 때 강조하던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 표현은 앞으로 쓰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0일 오후 울산 남구 울산번개시장을 찾아 제수용품을 구입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0일 오후 울산 남구 울산번개시장을 찾아 제수용품을 구입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은 23일 청년들과 함께 유기견 봉사 활동에 나서는 등 외연 확장에도 신경쓰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우선 청년과의 만남을 통해 외연을 넓히고 앞으로 수도권 민심 공략 행보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외연 확장을 통해 결선 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손발을 맞추는 메시지도 적극적으로 냈다. 페이스북에 건설노조 폭력 문제를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건설노조의 불법·폭력·약탈적 행위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적은 데 이어 간첩단 사건 문제를 거론하며 “이제 무너진 국가안보 시스템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정상화가 출발점”이라고 썼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이후 공개 일정을 중단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도 잠행했다. 설 연휴 이전에 당권 도전 입장을 밝히려던 당초 계획도 미뤘다.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이) 설 연휴를 조용히 지내고, 대통령이 귀국하면 그 이후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전의에 불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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