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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또 핵 위협… “크림 공격시 새로운 차원으로 분쟁 격화

중앙일보

입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AP=뉴시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AP=뉴시스

러시아가 한 달여 만에 다시 핵 위협 카드를 꺼냈다. 크림반도가 공격당할 경우 새로운 차원으로 분쟁이 격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전직 러시아 대통령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핵보유국이 재래식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핵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핵보유국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주요 분쟁에서 절대 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가한 각국 지도자들이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기로 결의한 데 대한 반응이다. 러시아 주요 인사가 핵 위협을 가한 것은 지난해 12월 초 푸틴 대통령의 언급 이후 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고 “러시아의 핵 독트린에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답했다.

나아가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공격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하다”며 “이는 분쟁이 유럽 안보에 좋지 않은 새로운 수준으로 격화하는 것을 뜻한다”고 경고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 반도를 공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확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 공격이 향후 이 지역에서의 입지 약화를 두려워하는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크림반도를 수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어떤 식으로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우리 요구를 더 빨리 들어줄수록 우크라이나 국민도 자신의 정권이 시작한 이 비극으로부터 더 빨리 회복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종전 조건으로 러시아군의 철수로 시작하는 10개 평화공식을 제시했으나, 러시아는 점령지 철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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