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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 2년 미룬 기재부 황당실수...기재부 "바로잡겠다"

중앙일보

입력

기획재정부의 실수로 올해부터 시행하는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가 무산 위기에 처했다. 2023년 시행 예정이었던 세액공제를 2025년까지 유예하는 것으로 법안을 잘못 개정하면서다. 이미 유명인사의 기부를 받은 지자체는 향후 법을 바로잡지 않을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다른 법에 딸려서 2년 유예 ‘황당 실수’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제58조의 시행을 2년 유예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에서 해당 개정안은 그대로 통과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이날 “당초 올해 시행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2년 유예하는 과정에서 법 시행 시기를 규정한 부칙이 일부 맞물리면서 세법상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이 2년 밀리는 실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일이 같았다 보니 금투세와 함께 2년 유예에 잘못 포함됐다는 의미다.

손흥민·BTS까지 참여했는데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소득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500만원이 한도고, 기부액의 30% 수준 지역 특산물이 답례품으로 지급된다. 지방 재정 충당 등을 이유로 2021년 제정했고, 올해 시행은 수차례 홍보돼왔다. 그 덕에 이달부터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이나 축구선수 손흥민 등 유명인사를 비롯해 정치권까지 참여가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세액공제는 받지 못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자체는 사전에 제도 시행을 준비하면서 일찌감치 답례품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자체는 발송까지도 마친 상황이다. 기재부의 실수로 인해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되기까지 법안 심사를 담당하는 법제처와 최종 권한을 가진 국회 모두 오류를 잡아내지 못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법 고쳐서 올해 시행되게 하겠다”

기재부는 법을 다시 개정해 올해 기부자가 모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액공제 시기를 다시 2023년으로 환원하는 조특법 정부안은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법 정비를 마치면 올해 제도 시행엔 문제가 없다. 내년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재부가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제출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는 게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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