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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전장연 면담 결국 불발…20일 시위 예고에 시·교통공사 “관용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지하철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면담이 결국 불발됐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공동면담에 응할 것을 촉구하며 오는 20일로 예정된 시위를 재개할 시 더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장연은 이날 오전 시에 '합동면담'은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장애인 단체 비공개 합동면담은 무산됐다.

그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과의 면담 일시와 방식 등을 협의하기 위해 5차례 만났지만, 면담방식을 놓고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면담은 불발됐다.

전장연은 법원의 조정안 수용 여부, 리프트 추락 사고로 사망한 장애인들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제시하고, 서울시와 단독면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탈시설 등의 안건에 대해 다른 장애인 단체 의견도 들어야하니합동면담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날 면담이 불발되면서 오 시장과의 면담을 조건으로, 19일까지 기한으로 정해놓고 중단된 전장연의 시위가 오는 20일부터 재개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시·교통공사 "시민 불편 초래하는 운행방해 시위, 더이상 관용 없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하철이 특정 단체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시위의 도구가 되는 것을 앞으로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동 면담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일부 장애인 의견을 대변할 뿐인 전장연은 끝까지 단독면담을 고수하며 이번 면담 불참선언은 물론 운행방해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라며 "장애인의 권익증진을 위해 투쟁을 한다는 전장연이 다른 장애인 단체와 함께하는 논의의 장을 거부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며, 전체 장애인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이어 "서울시는 더 좋은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장애인 단체와의 면담을 통해 이동권, 장애인 권리예산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도 1월 9일, 9개 장애인 단체와도 공동면담을 진행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장애인 단체와의 소통에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을 향해 "이러한 논의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며 "그럼에도, 전장연이 시민의 불편과 불안을 초래하는 운행방해 시위를 계속한다면 더 이상 관용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남부터미널 인근에서 시외버스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남부터미널 인근에서 시외버스 이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는 20일 예고한 시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전장연은 2001년 1월 22일 오이도역에서 사망한 장애인을 추모한다며 오전 8시 오이도역, 오전 9시 서울역, 오후 2시 삼각지역 승강장 시위를 예고했다.

교통공사는 "1월 21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 만큼 1월 20일에도 많은 승객이 이른 귀성길에 오르기 위해 서울역으로 모일 것이 예상된다"며 "모든 열차가 매진될 만큼 많은 승객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모이는 상황에서 서울역과 연결되어있는 4호선 지하철이 지연된다면 기차 이용에 차질이 생기는 등의 큰 피해와 불편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시위가 강행될 경우를 대비해 교통공사는 지원인력을 투입해 질서유지 및 안전관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운행방해 행위가 격화돼 역사 내 심각한 안전사고가 우려될 경우 불가피하게 무정차 통과를 시행할 수 있다.

서울시와 교통공사에 따르면 2021년 1월 22일부터 2023년 1월 3일까지 약 2년간 전장연의 시위로 발생한 피해 규모만 약 445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동안 전장연은 82회에 걸쳐 운행 방해시위를 진행했으며 지하철 운행 중단 시간만 총 84시간에 이른다. 정시 도착을 못 하거나 정상적으로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한 탑승객만 총 1210명에 달하며 9337건의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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