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가스레인지 논쟁 뭐길래…“날 죽여라” 서로 헐뜯는 미국

  • 카드 발행 일시2023.01.20

World View

우리 집 주방의 가스레인지가 내 건강의 적이라면? 최근 미국에선 가스레인지가 뿜어낸다는 독성·유해물질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이로 인한 대기오염과 천식 유발을 우려하는 측은 가스레인지를 ‘집 안에 들어온 흡연자’(PSE 에너지헬시)에 비유하며 아예 가정에서 퇴출하자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가스레인지를 설치한 4700만여 가구(전체 가구 수의 35%)에서 새어나오는 메탄가스 양이 휘발유 자동차 50만 대가 내뿜는 메탄가스 배출량과도 맞먹는다(스탠퍼드)는 발표를 근거로 삼기도 한다.

이에 미국 연방기관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와 에너지 장관이 잇따라 ‘가스레인지 퇴출, 전기레인지 도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자 이번엔 공화당이 맞불을 놓았다.공화당은 총기 규제 반대 시위 때 외쳤던 “몰론 라베(Molon Labe, 그리스어로 ‘와서 가져가라’)” 구호를 다시 꺼내며 “백악관 미치광이들이 내 부엌에서 가스레인지를 떼어가려면 먼저 나를 죽여야 할 것”(로니 잭슨 공화당 하원의원)이라고 외쳤다. 이들은 “바이든의 가스레인지 규제를 막자”는 국민청원을 올리며 ‘가스레인지 지키기’에 앞장서는 한편, 퍼스트레이디인 질 바이든 여사가 가스레인지로 요리하고 있는 사진까지 소환하며 ‘내로남불(Rule for thee, not for me)’로 비난했다.

대체 가스레인지의 문제가 뭐길래 이렇게까지 미국 정치권이 서로 헐뜯는 걸까. 일각에선 이번 논쟁을 제2의 낙태·총기 분쟁에 빗대며 “또 다른 ‘문화전쟁’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정쟁이 격화될수록 가스레인지를 사용 중인 국민들의 불안은 커진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을 통해 “가스레인지 퇴출은 기후 좌파의 이데올로기 실현일 뿐”이라며 “유해성 주장에도 근거가 없다”고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과연 그런지, 가스레인지의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팩트(fact)를 짚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