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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날 죽이려 했지” 폼페이오 “여전히 그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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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18년 방북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방북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신이 나를 죽이려 했던 것을 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전히 당신을 죽이려 한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장)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 첫 방북에서 김정은과 만나 이런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오는 24일 출간하는 회고록에서 밝혔다. 미 폭스뉴스는 폼페이오의 회고록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Never Give an Inch,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의 발췌본을 입수해 1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폼페이오는 2018년 3월 평양에서 만난 김 위원장의 첫인상이 “작고 땀에 젖은 사악한 남자였다”며 “온갖 매력을 동원해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했지만, 학살범에 어울리는 수준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정일과 ‘암살’을 소재로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소개했다. 폼페이오는 “(김정은이) ‘국장(Mr. Director)’이라고 나를 부르며 ‘난 당신이 나타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당신이 나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는 “‘위원장, 나는 여전히 당신을 죽이려고 한다’고 유머로 응대했다”고 술회했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 그는 “암살에 대한 농담은 (김정은이) 나를 맞이할 때 말할 수도 있는 목록에는 없었다”며 “하지만 나는 CIA 국장이었고, 그의 기지 넘치는 발언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대화 직후 찍은 사진에서 김정은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며 “그는 내가 농담을 했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고 썼다.

폼페이오는 당시 자신의 임무를 두고 “극소수에게만 알려진 완전한 비밀이었다”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지 못하고 사실상 위협 고조로 이어진 과거의 실패한 노력을 바로잡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약 40일 뒤 국무장관 자격으로 평양을 다시 찾는 등 여러 차례 방북길에 올라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했다.

폼페이오의 회고록 발간은 내년 미 대선 출마를 겨냥한 것이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폼페이오는 지난해 11월 1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 연합 연례 지도부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이 대선 출마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뿐 아니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잇따라 회고록을 내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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