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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명 인연 담은, 인생 한 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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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앙일보 ‘인생사진…’ 종료

긴 항암치료를 거의 마친 박용수(왼쪽)·강애리자 부부.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긴 항암치료를 거의 마친 박용수(왼쪽)·강애리자 부부.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말이나 글, 영상으로 기억과 감정을 공유하려면 시간을 꽤 들여야 한다. 짧은 시간에 기억과 감정을 공유할 수단으로 사진만 한 게 없다. 영상이 대세인 시대에도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이 유효한 이유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의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인생 사진’)는 이런 배경에서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던 2021년 3월 15일, 첫 사진이 중앙일보 지면과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태국을 거쳐 한국에 온 미얀마 카렌족 난민 소녀 완이화(당시 13살) 세 남매와 이들을 보살피던 노래 선생님 이경자(61)씨였다. 제목은 ‘한국 엄마가 생겼어요’였다.

사진 ①

사진 ①

사연 아래 ‘인생 사진’을 시작하는 이유를 실었다. ‘중앙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인생 사진을 찍어드립니다. 언택트 시대라 가족이 해체되고, 인연은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위해 중앙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사연을 사진으로 기록해드립니다’.

그로부터 2년 가까이 69회에 걸쳐 ‘인생 사진’이 이어졌다. 지난 17일 마지막 주인공은 박용수·강애리자 부부로, 이들은 2021년 7월 6일 ‘웃음이 췌장암 씹어버렸다, 기적은 진행 중’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그리고 마지막인 43차 항암 치료를 앞두고 다시 사진을 찍었다. 제목은 ‘췌장암 씹어 삼키겠다, 그 후 1년 반… 강애리자 부부 1㎜ 기적’이다.

사진 ②

사진 ②

65년간 서로를 지켜온 77세 친구들, 할머니가 자신의 애인·하늘·전부라는 손녀(①), 중증 치매를 앓는 엄마와 그 아들, 소 팔고 논 팔아 땅끝마을 아들을 PD로 만든 어머니(②), 곗돈 모아 연주회 연 8인의 성악가들 등등 ‘인생 사진’은 진짜로 ‘남는 사진’이 됐다.

권 기자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기록한 일에 보람을 느낀다”며 “세상에 또 없는 딱 한장의 사진, 그 가치만큼 행복한 기억들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68명의 사연,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197명, 그리고 공감해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인생 사진’ 후속으로 독자의 반려동물을 찍어주는 ‘펫 톡톡’을 연재한다. 반려인과 사랑스러운 ‘내 새끼’에 얽힌 사연을 받아, 중앙일보 사진기자(펫토그래퍼)가 또 다른 ‘인생 사진’을 선물한다. 사연은 이메일(〈photostory@joongang.co.kr〉)로 접수하며, 첫 사진은 오는 21일 ‘더 중앙 플러스(The Joongang Plus)’에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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