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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출마 묻자 "할 말 없다" 손사래…다시 잠행 들어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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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에 대한 해임이 윤석열 대통령 본의가 아닐 것이란 글을 올린 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에 직접 반박하자 침묵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에 대한 해임이 윤석열 대통령 본의가 아닐 것이란 글을 올린 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에 직접 반박하자 침묵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8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여부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날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 예정이었지만 취소했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특보단 포럼 신년교례회 및 포럼’에도 축사만 보냈다. 나 전 의원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에서 생각을 좀 하시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런 것 때문에 접을 정도로 (나 전 의원이) 약하지 않다”면서도 “지지율이 20% 밑으로 떨어지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 측은 대통령실과의 갈등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은 과거 국회 보건복지위원이 겸직하던 자리고, 당초 이 자리는 국민의힘 모의원이 맡으려 했는데 지난해 10월 대통령실 수석이 자리를 제안해서 맡게 됐다”고 말했다. ‘장관급’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저출산위가 예산 20억원, 직원 19명 수준이라 연간 예산 100조원에 달하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도 했다. 함께 해임된 기후변화대사직 또한 무보수 명예직으로 사무실과 직원 모두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 공격 수위는 그치지 않고 있다. 전날 나 전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48명의 성명서에는 이날 2명이 추가됐다. 국민의힘 초선 63명 중 80%가량이 참여한 것이다. 다만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장동혁·엄태영 의원은 이날 선거관리 위원에서 물러났다. 유흥수 선관위원장은 “어제(17일) 초선 의원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게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생각해 먼저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왼쪽 두번째) 의원과 황교안(오른쪽 두번째) 전 의원, 윤상현(맨 오른쪽) 의원이 18일 대전 중구 국민의힘 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행사에 참석 예정이었으나, 전날 대통령실과의 갈등 고조로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잠행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왼쪽 두번째) 의원과 황교안(오른쪽 두번째) 전 의원, 윤상현(맨 오른쪽) 의원이 18일 대전 중구 국민의힘 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행사에 참석 예정이었으나, 전날 대통령실과의 갈등 고조로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잠행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도 가세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SNS에서 “장(場)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인가”라며 “나 전 의원이 진짜 능력이 있다면 필요할 때 쓰일 것이니 가볍게 행동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도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夫唱婦隨)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공격했다.

나 전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의 비토에 ‘수도권 연대’를 강조했던 다른 당권 주자도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윤상현 의원은 “윤심(尹心) 마케팅부터 잘못됐고 나 전 의원도 대통령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다”며 “나 전 의원은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反尹)’이 될 수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반윤으로 찍혀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도 “(대통령실이)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의도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의 해임 결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기현·윤상현은 충청 표심…안철수, 토크콘서트 출정식

한편 지지율 상승세인 김기현 의원은 충청 민십 잡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대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이장우 대전시장과 도시락 오찬을 했다.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는 “‘아시타시’(我是他是·나도 옳고 남도 옳다) 정신으로 뭉쳐야 한다”며 “상대 생각도 옳다고 생각하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한마음 한뜻이 되는 한 해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8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방명록에 "위국헌신의 숭고한 뜻을 잘 새겨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뉴스1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8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방명록에 "위국헌신의 숭고한 뜻을 잘 새겨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뉴스1

안철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V170캠프’ 출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현역인 이명수·최연숙 의원을 비롯해 신용현·이신범 전 의원, 류여해 전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당내 원로인 유준상 상임고문, 김일윤 헌정회장도 자리했으며, 보수 유튜버 신혜식씨도 축사를 보냈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110개나 되는 국정과제를 발표했는데, 단 한 개라도 이견이 생기거나 논란이 생긴 적이 없다”며 “110대 과제가 아니라 한 개의 과제라도 제대로 아주 많은 시간을 들여 소통하고 서로 합의를 한 다음에 국민에 발표해야 잡음도 없고 국민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의 호흡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선거 '170V 캠프 출정식'에서 지지자와 함께 손을 높이 들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선거 '170V 캠프 출정식'에서 지지자와 함께 손을 높이 들고 있다. 뉴시스

충남 청양이 고향인 윤상현 의원도 대전시당 행사 이후 충남도당 인사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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