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팬 80% “선발서 빼라”…손흥민, 정말 괜찮은거야?

  • 카드 발행 일시20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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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31)이 지난 1월 1일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 도중 마스크를 벗어던졌다. 머지않아 부상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드라마틱한 제스처였다.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는 골든 부트(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수상자이자 발롱도르(최고 권위의 축구상) 수상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복귀할 것이라는 신호였다.

손흥민은 지난해 득점왕으로서 2022~23시즌에 돌입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는 유럽 축구 최고의 공격수 반열에 올라선 상태였다. 그는 지난 시즌 23골을 넣었는데, 그중 두 골을 마지막 경기에서 기록하며 리버풀의 모 살라(31)와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손흥민(왼쪽)과 해리 케인은 EPL에서 가장 많은 골을 합작한 영혼의 단짝이다. AFP=연합뉴스

손흥민(왼쪽)과 해리 케인은 EPL에서 가장 많은 골을 합작한 영혼의 단짝이다. AFP=연합뉴스

손흥민과 그의 오랜 공격 파트너 해리 케인(30)이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합작골(43골) 신기록을 세운 것도 불과 몇 달 전이었다. 두 선수는 이미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2020~21시즌 14골-역자 주) 기록을 보유 중인 상태였다. 한마디로 손흥민은 ‘언터처블’이었다.

지난해 여름 한국에서 축구대표팀 A매치 평가전과 토트넘의 친선 경기가 잇따라 열렸다. 이때만 해도 모든 것이 괜찮아 보였다. 프리미어리그 새 시즌을 앞두고 있던 손흥민은 런던으로 돌아가기 전 칠레·파라과이와의 A매치에서 골을 넣었다. 팀K리그(K리그 올스타)와의 친선 경기에선 토트넘 소속으로 또 두 골을 넣었다.

지난해 7월 토트넘 내한 친선경기 당시 팬들의 환호에 답하는 손흥민. AFP=연합뉴스

지난해 7월 토트넘 내한 친선경기 당시 팬들의 환호에 답하는 손흥민. AFP=연합뉴스

하지만 그 이후로, 상황이 달라졌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17일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3골을 넣었는데, 그 3골이 이번 시즌 득점의 전부다. (1월 5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1골 추가 -역자 주) 올 시즌에 90분당 평균 0.20골(17경기 기준)을 기록 중인데, 이는 수치상으로 2010년 함부르크에서 성인 무대에 데뷔한 이후 가장 적은 기록이다.

프리미어리그 새 시즌이 시작된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 또는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24경기 중 두 경기에서만 골 맛을 봤다. 레스터시티를 상대로 3골, 지난해 10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를 상대로 2골을 몰아넣었다. (1월 19일 기준으로는 올 시즌 27경기 중 3경기에서 6득점이다.-역자 주)

하지만 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할 무렵 재앙이 닥쳤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초 마르세유(프랑스)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쓰러졌다. 그 결과로 받은 수술 여파가 카타르 월드컵까지 이어졌다. 적어도 1월 첫 주까지는 경기를 하는 동안 검은색 조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손흥민은 카타르월드컵 직전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EPA=연합뉴스

손흥민은 카타르월드컵 직전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EPA=연합뉴스

손흥민은 이제 월드컵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엄청난 속도로 정상을 향해 올라가던 지난해의 폼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의 ‘골든 보이’에겐 어떤 문제가 생긴 것일까?

두 달 전,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해설자들은 새 시즌 초반 손흥민의 몇몇 상황이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미어리그 선수 가운데 (A매치 출전을 위해)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그가 지난 여름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피로가 가중된 점을 우려했다. 또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몸을 사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건 손흥민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손흥민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특징 중 하나가 소속 팀에서건, 대표팀에서건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영국 프리미어리그 해설자들의 이론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런데 손흥민이 지난해 11월 부상을 당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그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다. (안면 보호용)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뛰다 보니 자신감이 결여됐고,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상 이후 손흥민은 검정색 안면 보호용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에 오른다. 로이터=연합뉴스

부상 이후 손흥민은 검정색 안면 보호용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에 오른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의 경기력이 떨어진 건 지난해 내내 바쁜 일정을 소화한 점과 부상, 체력 고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설명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의 분석가들이 어떻게 하면 지난 시즌보다 토트넘의 공격력을 무디게 할지 연구를 거듭해 그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손흥민은 순간 돌파의 달인이다. 케인이나 데얀 쿨루세브스키(23)가 적절히 밀어준 스루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수들보다 앞서 질주하며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다. 그런데 올 시즌 들어 토트넘과 만나는 상대 팀들은 라인을 끌어내리는 수비적인 경기 운영으로 나서고 있다. 토트넘의 공격 방식을 손쉽게 무력화하고 손흥민을 효과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전략이다.

토트넘의 수비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토트넘은 올 시즌 경기에 나설 때마다 먼저 골을 내주는 경우가 잦다. 선제골을 넣은 상황이라면 상대 팀이 공격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지난해 10월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부터 1월 1일 애스턴빌라전까지 토트넘은 10경기 연속 선제 실점했다. -역자 주). 손흥민처럼 역습 능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상대가 수비 위주로 나서는 건 큰 문제다.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에서 손흥민을 응원하는 축구 팬들. EPA=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에서 손흥민을 응원하는 축구 팬들. EPA=연합뉴스

경기력에 대한 여러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일단 토트넘의 선발 라인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히샤를리송(26)과 쿨루세브스키가 (부상으로 인해) 뛰지 못하기 때문이다.(영국 매체 풋볼 팬 캐스트가 지난 16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손흥민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히샤를리송과 쿨루세브스키는 16일 아스널전을 통해 동반 복귀했다-역자 주)

안토니오 콘테(54) 토트넘 감독은 1월 유럽 축구 이적시장 기간 최소한 한 명 이상의 공격수를 추가로 영입할 가능성이 크다. 히샤를리송과 쿨루세브스키가 영원히 떠난 것도 아니다. 그들이 선수단에 복귀하면 주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고, 만약 손흥민이 새로운 접근법을 찾지 못한다면 벤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아직 30세다. 이번 시즌이 장기적 관점에서 하락 조짐을 보인다기 보다는 일시적인 상황 변화와 단기간의 부진일 가능성이 더 크다. 예년처럼 후반기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물론 남은 시즌 동안 계속 고전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손흥민의 경기력이 급속히 떨어질 것이라 보진 않는다. 장기적으로 노쇠화를 걱정할 만큼 위험 신호가 감지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Son Heung-min threw off his mask midway through a game against Aston Villa on Jan 1, a dramatic gesture in a moment of frustration that could sick that Son’s injury woes are over and Tottenham Hotspur will soon have the reigning Golden Boot winner and Ballon d’Or nominee back.

Son entered the 2022-23 season as the reigning Golden Boot winner and indisputably one of the top forwards in European football. He scored 23 goals last season, two of them in the very last game, to tie with Liverpool’s Mo Salah as the league’s top scorer.

지난 시즌 23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골든 부트(득점상)를 수상한 손흥민. AP=연합뉴스

지난 시즌 23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골든 부트(득점상)를 수상한 손흥민. AP=연합뉴스

Only a few months before that, Son and long-time playmaking partner Harry Kane broke the all-time record for the most goals scored by a partnership in Premier League history, adding that to the single season record that they already own.
In short, Son was untouchable.

The summer came, bringing a series of national team friendlies and the Tottenham Korea tour. Everything seemed fine: Son scored for Korea against Chile and Paraguay and twice for Spurs against Team K League before heading back to London to resume training for the new Premier League season.

But since then, things have gone very quiet.
Son has scored just three goals so far this season, all three of them in a game against Leicester city on Sept. 17. He’s averaging 0.20 goals per 90 minutes this season, the lowest tally since his senior career began with Hamburg in 2010.

Son has only scored in two of 24 games across all competitions for Spurs or Korea since the Premier League season began. In both of those games they came in bunches and with serious finesse, three against Leicester and two against Eintracht Frankfurt in the Champions League in October.

올 시즌엔 손흥민이 사진 찍기 세리머니를 선보일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었다. EPA=연합뉴스

올 시즌엔 손흥민이 사진 찍기 세리머니를 선보일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었다. EPA=연합뉴스

But just when things started to be looking up, disaster struck and Son was taken down with an orbital fracture during a game against Marseille at the start of November. The resultant surgery took him out until the World Cup and, until at least this week, required him to wear that black Zorro mask while playing.

Son’s back now, but the form that saw him rise to the top so quickly last year is still lacking.
So what’s gone wrong for Korea’s golden boy?

Two months ago, Premier League commentators in the UK theorized that a combination of exhaustion — Son is always one of the most-traveled Premier League footballers and had a very busy summer — and a desire to save himself for the World Cup were behind Son’s early season jitters.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프랑크푸르트전 득점 직후 히샤를리송(맨 오른쪽)을 비롯한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손흥민(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프랑크푸르트전 득점 직후 히샤를리송(맨 오른쪽)을 비롯한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손흥민(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But that theory seems unlikely, as one of Son’s most reliable characteristics has always been his relentless insistence to give every single game his all, whether for club or country. The injury in November essentially undermined that theory anyway, as Son was not able to arrive at the World Cup on top of his game, with the mask appearing to hurt his confidence and effect his pace.

A more likely explanation is a combination of Son being slightly off his game — and a busy year, injury and exhaustion could all be blamed — and Premier League analysts having worked out how to blunt Spurs’ attacking prowess from last season.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전 해트트릭 직후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이는 손흥민. 손흥민의 멀티골 소식은 선수 자신 뿐만 아니라 팬들도 고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전 해트트릭 직후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이는 손흥민. 손흥민의 멀티골 소식은 선수 자신 뿐만 아니라 팬들도 고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Son is a master of the quick breakaway, grabbing a well-placed through ball from Kane or Dejan Kulusevski and sprinting ahead of the defenders to force a one-on-one confrontation with the goalkeeper. Blunting that attack has proven fairly easy for Premier League clubs this season, with team’s sitting much deeper and playing a more defensive game that appears to have effectively stumped Son.

It doesn’t help that Spurs’ defense is a problem. With Tottenham consistently conceding first in games — they’ve conceded first in 10 straight games as of Sunday — there’s no reason for opposing sides to aggressively push forward. For players like Son who shine on the counterattack that’s a huge problem, as there is no counterattack to be had if the opposing side is playing defensively to start with.

손흥민은 부상 이후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꾸준히 선발 출전 중이다. AFP=연합뉴스

손흥민은 부상 이후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꾸준히 선발 출전 중이다. AFP=연합뉴스

Despite the ongoing concerns about his performance, Son is likely to remain in the Spurs starting XI at least as long as Richarlison and Kulusevski are out of action.

But there’s a high chance Conte will recruit at least one forward during the January transfer window and Richarlison and Kulusevski won’t be gone forever. When they’re all back in the squad, competition for a starting spot is likely to get a lot fiercer and if Son doesn’t find a new approach he might face a bit more time on the bench.

But Son is only 30-years-old. This season looks more likely to be a blip in his career, not a sign of a long-term slide. He may rally in the second half as he has in previous years or he may struggle for the rest of the season, but there are no major warning signs that a more permanent issue is at 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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