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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읍에 막힌 이상민·한동훈 탄핵…민주, 野소추위원법 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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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요청 이유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요청 이유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국회의원도 탄핵 소추위원이 되도록 하는 법안을 18일 발의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당연직 소추위원으로 두는 현행법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으로, 정치권에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의 탄핵 추진을 염두에 둔 개정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법률부대표인 최기상 의원은 이날 탄핵소추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경우,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해 ‘발의 의원’ 중 1명을 소추위원으로 지명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공동발의자에는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성환 정책위의장, 김정호·신정훈·이동주 원내부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탄핵심판에서 소추위원은 형사재판에서 검사 역할이다. 소추위원은 국회의 소추의결서 정본(正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고, 탄핵심판 변론에서는 피청구인을 신문(訊問)한다. 현행법은 국회 법사위원장이 소추위원을 맡도록 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원장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다.

지난해 10월 20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광주시 국정감사에서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20일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광주시 국정감사에서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번 개정안은 탄핵소추의 법사위원장을 패싱하고 사실상 야당 의원 가운데 소추위원을 정하도록 한 게 골자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있는 한 원활한 탄핵 소추가 어렵다는 민주당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16~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선 권성동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법사위원장으로서 소추위원 역할을 맡았다.

법 개정을 통한 탄핵 대상자로는 우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거론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원 국정조사를 거론하며 “어떤 사건이든 결국 진실의 법정으로 소환되고 책임자들은 엄중한 정치적·법적 책임을 물었던 것이 우리 역사의 교훈”이라며 “책임자의 엄정한 문책을 위해서 다시 국회가 나설 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는 전날 야3당 단독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장관을 직에서 즉각 파면할 것을 촉구한다”고 기재한 결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민주당은 탄핵 대상자로 꼽는다. 지난달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땐 한 장관은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라고 해 민주당 반발을 샀다.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 출석에 앞서 “국민이 진짜로 궁금해하시는 것은 민주당이 말하는 '깡패 잡아 오는 배후'가 아니라 '깡패 배후'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18일 페이스북에 “한 장관은 검찰 수사팀장 같은 발언을 내뱉고 있다”면서 “일국의 법무장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정치적 좌표찍기 막말이며, 사실상 수사지침을 내리는 탄핵감의 발언”이라고 했다.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의원은 18일 중앙일보에 “한동훈 탄핵이니 이상민 탄핵이니 하는 건 거론된 지가 꽤 됐는데, 지금처럼 여당 법사위원장이 버티면 탄핵 소추가 제대로 될 리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여당에선 즉각 비판이 제기됐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아전인수 격으로 법도 내 마음대로 만들겠다는 건데 황당무계하다”며 “당연직 소추위원인 법사위원장이 가지는 역할과 무게를 거대 야당이 힘으로 눌러 패싱하고, 야당 의원이 소추위원을 맡아서 이상민 등을 탄핵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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