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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신임 회장 김영훈…교부식서 '로톡과의 전쟁' 선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으로 당선된 김영훈(오른쪽) 변호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당선증 교부식에서 조동용 대한변협 선관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있다. 뉴시스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으로 당선된 김영훈(오른쪽) 변호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당선증 교부식에서 조동용 대한변협 선관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있다. 뉴시스

 대한변호사협회 새 회장으로 기존 협회 집행부 출신인 김영훈 변호사(59·사법연수원 27기)가 당선됐다. 현 집행부는 법률 중개 플랫폼 ‘로톡’에 대해 회원 변호사 징계를 시도하는 등 강경 대응해왔는데, 김 변호사의 당선으로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당선인은 17일 당선증 교부식에서부터 ‘로톡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당선인은 “외부자본의 법률시장 침탈을 막아야 하는 게 법률시장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라며 “사설 플랫폼의 퇴출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13일·16일 치러진 사전·본 투표에 참여한 변호사 1만137명 중 3909명이 김 당선인을 선택했다(득표율 38.5%). 2위인 안병희(61·군법무관시험 7회) 변호사(3774표, 득표율 36.56%)의 차이가 135표로 크지 않았다. 안 변호사를 지지했던 한 변호사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안병희 후보 지지가 더 높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종흔 변호사(57·연수원 31기)는 2454표(24.2%)를 얻었다.

3파전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는 현 집행부 출신인 김영훈·박종흔 변호사와 “현 집행부는 비정상이고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겠다”는 안병희 변호사의 대결 구도로 진행됐다. 특히 득표율 1·2위를 기록한 김영훈·안병희 두 후보자 간 싸움은 고소·고발까지 번지며 “역대 변협 회장 선거 중 역대급으로 과열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김형준 부협회장은 선거 결과가 발표된 뒤 개인 SNS에 “형사치료 및 금융치료, 해머 들고 찍으러 간다”고 써 법정 다툼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을 암시했다.

큰 싸움은 김·안 변호사 간에 벌어졌지만, 박 변호사의 득표수도 적지 않다. 이를 두고 김 당선인은 “저뿐 아니라 (변협) 집행부 출신 두 후보의 지지도를 합하면 60%의 득표율이 넘는 숫자”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현 집행부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김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는 변호사는 “김영훈이 싫어서 박종흔을 찍은 표가 많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다수의 변호사는 선거에 큰 관심이 없다.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회원 수가 2만 7289명인데 1만324명만 참여했다(투표율 37.83%). 지난 51대 선거(결선)와 50대 선거 투표율은 각각 59%와 54%였다. 비방이 난무하는 후보자 간 싸움에 피로를 느끼는 회원들이 많은 데다 전자투표와 결선투표가 사라진 탓이 컸다.

김 당선인은 배문고·서울대 출신으로 대전·수원지법 판사를 거쳐 2005년 개업했다. 위철환 회장 시절인 47대 변협에서 사무총장을, 현 집행부에서 부협회장을 지냈다. 지난해엔 국가·지자체 등에 속한 변호사들의 모임인 국·공선변호사회 설립을 주도하고 ‘사설 플랫폼’ 로톡에 대항해 변협이 만든 공공 플랫폼 ‘나의 변호사’ 운영을 맡았다.

김 당선인의 임기는 다음 달 27일 정기총회 취임식부터 2년이다. 대한변협 회장은 법조계 고위직 후보추천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가하는데, 김 당선인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대법원장·공수처장과 대법관 6명, 헌법재판관 7명을 추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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