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씹어삼키겠다" 그후 1년반...강애리자 부부 '1㎜ 기적'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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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강애리자, 박용수 부부 사진을 다시 찍게 될 줄 몰랐습니다. 이는 췌장암이라는 병이 얼마나 위중한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 고난을 이겨내고 카메라 앞에 선 부부, 이 순간만큼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부부였습니다.

고백하자면 강애리자, 박용수 부부 사진을 다시 찍게 될 줄 몰랐습니다. 이는 췌장암이라는 병이 얼마나 위중한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 고난을 이겨내고 카메라 앞에 선 부부, 이 순간만큼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부부였습니다.

 오늘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의 주인공은 2021년 7월 6일 소개되었던 강애리자씨 부부입니다.

‘웃음이 췌장암 씹어버렸다, 강애리자 부부 기적은 진행 중’이란 제목으로 사연이 소개되었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098850

당시 진행 중이었던 기적의 사연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2021년 3월 29일 오후 세시,
강애리자씨의 남편 박용수씨가 췌장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습니다.
더구나 항암 치료도 못 할 지경이었죠.
남은 시간이 6개월이라는 통보까지 받았으니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을 터였습니다.

처음엔 둘이서 울기만 했습니다.
이틀 내내 울다 지칠 즈음 강애리자씨는 이렇게 다짐을 했답니다.
“그깟 췌장암 따위 내가 물어뜯고 꼭꼭 씹어 삼켜서라도 꼭 남편을 살려야겠다”라고요.

2021년 7월, 강애리자씨가 남편을 목말 태우는 듯한 포즈를 취하면서 한 “나만 믿어”라는 한마디, 박용수씨에게는 세상 어떤 말보다 든든한 말이었습니다.

2021년 7월, 강애리자씨가 남편을 목말 태우는 듯한 포즈를 취하면서 한 “나만 믿어”라는 한마디, 박용수씨에게는 세상 어떤 말보다 든든한 말이었습니다.

절망 중에 담당 의사가 항암 치료라도 한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손 놓기보다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자는 의미였습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무작정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겁니다.

다행히도 2021년 5월 31일,
췌장에 있던 7.6cm가 2.1cm로 줄었다는 이야기를 의사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간과 십이지장에 있던 암은 다 없어졌다는 소식과 아울러요.

사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일말의 희망이 보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었습니다.

이때까지의 사연이 나간 후 많은 댓글로 염려가 이어졌습니다.
이를테면
‘암이란 게 만만한 게 아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빠질지 모른다’
‘그리 쉽사리 희망을 품지 마라’는 댓글들입니다.
그만큼 힘든 질병이니 김칫국을 미리 마시지 말라는 의미였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또한 당시 찍는 사진이 마지막 사진이 아닐까 하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최근에 이 부부를 다시 만났습니다.
사연이 나간 후로 따지면 18개월만입니다.

박용수씨는 스스로 ‘눈물 왕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주 작은 일에도 고마움의 눈물이 흐르기에 그렇답니다. 개중 가장 고마운 건 아내 강애리자씨고요. 박용수씨는 그 고마운 마음을 담아 아내를 번쩍 안아 들었습니다.

박용수씨는 스스로 ‘눈물 왕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주 작은 일에도 고마움의 눈물이 흐르기에 그렇답니다. 개중 가장 고마운 건 아내 강애리자씨고요. 박용수씨는 그 고마운 마음을 담아 아내를 번쩍 안아 들었습니다.

우선 놀란 게 박용수씨의 모습입니다.
겉보기에 너무나 멀쩡했습니다.

지금의 건강 상태가 너무도 궁금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건강 상태는 어떠십니까?”
“42차까지 항암 치료를 마쳤습니다. 1월 17일 43차로 항암 치료를 끝낼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사연이 게재되는 오늘이 17일이니 항암 치료의 마지막 날입니다.)”
“정말요? 놀라운 일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솔직히 이렇게 다시 만나 사진을 찍게 되리라고는 기대 못 했었습니다. 궁금해하시는 독자분들을 위해 그간의 치료과정을 간략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31차 항암 치료 후에 수술을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7.6cm였던 종양이 1mm 이하로 줄었다면서요. 췌장암은 수술을 거치지 않으면 완치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유문보존췌십이지장절제술(PPPD) 이라는 수술인데요. 10시간이나 걸리는 몹시 어려운 수술인 데다 세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더라고요. 첫째, 전이가 없을 것. 둘째, 당 수치가 정상일 것. 셋째, 체력이 버텨야 하고, 암세포가 혈관에 침윤되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입니다. 다행히 조건을 충족해서 수술을 잘 받았고요. 회복도 기대 이상으로 빨리 되었습니다. 담당의 말로는 병원 개원 이래 저 같은 케이스가 처음이라더라고요.”

직접 듣고 서도 믿기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박용수씨는 처음엔 6개월 시한부에다 항암 치료조차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랬던 사람이 항암 치료를 받고, 수술까지 해서 지금 항암 치료를 끝낼 시점에 왔다는 건 기적인 겁니다. 그러니 병원 개원 이래 최초라고 이야기할 정도인 겁니다.

강애리자씨는 늘 남편을 곁을 지키며 치료 일기를 썼습니다. 당신들이 겪은 치료 과정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요.

강애리자씨는 늘 남편을 곁을 지키며 치료 일기를 썼습니다. 당신들이 겪은 치료 과정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요.

옆에서 듣고 있던 강애리자씨가 신난 듯 말을 이었습니다.

“췌장암 환자가 특히 말기 환자가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암 환자들 사이에서 용수씨 이야기가 화제라고 하더라고요. 암 환자들의 ‘희망의 아이콘’이라는 말도 들었고요.”

6개월 시한부에서 암 환자들의 ‘희망의 아이콘’이 되었다니 분명 놀랄 일입니다.
그러니  여기까지 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온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암 통보를 받으면 맨 처음에는 부정한답니다. “아니야. 내가 그럴 리가 없어”라면서요. 그다음엔 화를 내게 되고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있어”라면서요. 그다음엔 체념하고요. 그다음에는 타협하고요. “이번에만 살려주면 제가 어떻게 하겠습니다”라는 식으로요. 마지막이 수용이고요. 저희는 이 수용까지 이틀밖에 안 걸렸습니다. 왜냐면 울면 뭐해요. 또 슬퍼하면 뭐해요. 그냥 하루라도 더 행복하게 살고, 울 시간에 더 맛있는 거 먹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 겁니다. 하고 싶은 거 하고, 보고 싶은 사람 보기로 작정했습니다. 이때부터 실없이 웃고, 농담하고, 장난치며 더 즐겁게 살았어요. 절대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인 거 같아요.”
“생각 없이 산다며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도 있었다면서요?”
“무슨 좋은 일이라고 그렇게 맨날 즐겁게 떠들고 다니냐, 암 환자면 집에 처박혀 있지 뭔 사람을 만나고 다니냐고 나무라는 사람도 더러 있었죠. 그러거나 말거나 생각 없는 사람처럼 둘이서 웃고 다녔습니다.”
부부는 목도리 하나를 서로 동여매고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합니다. 지켜보면 딱 장난꾸러기입니다. 장난으로 서로 웃고, 나아가 지켜보는 이조차 웃게 합니다. 가히 ‘긍정의 마음’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부부입니다.

부부는 목도리 하나를 서로 동여매고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합니다. 지켜보면 딱 장난꾸러기입니다. 장난으로 서로 웃고, 나아가 지켜보는 이조차 웃게 합니다. 가히 ‘긍정의 마음’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부부입니다.

“음식 조절도 중요하다고 하던데요.”
“이것 먹으면 안 되고, 저것도 먹으면 안 된다는 온갖 이야기가 다 있더라고요. 일례로 밀가루 먹지 말라고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뭐든지 먹을 수 있으면 먹어야죠. 밀가루가 대수인가요. 돌가루도 먹을 수 있으면 먹어야죠. 우리 주치의 선생님은 가장 중요한 건 뭐든지 먹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항암 치료할 체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죠. 어떤 사람은 당이 높아지니 단 거는 먹지 말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당이 높아지면 병원에서 다 약으로 조치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먹을 수 있는 거 다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닥치는 대로 다 먹였죠. 항암 치료를 하면 입 안이 다 헐어요. 그러니 헌 입으로 음식 먹기가 쉽지 않아요. 그 입으로 먹을 수 있는 게 아이스크림밖에 없으면 그것이라도 먹어야 살잖아요. 그럼 그거밖에 안 들어가는데 어떻게 해요. 다행히 아이스크림이 반값이라서 괜찮았죠. 반값 아니었으면 파산할 뻔했어요. 하하하.”

그러면서 강애리자씨가 호주머니 마다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냈습니다.
그것은 온갖 양갱이었습니다. 언제든 박용수씨 주려고 호주머니마다 넣어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시점에 삶의 희망이 얼마큼 인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처음에 박용수씨가 병원에 입원한 후로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다고 한 적 있잖아요. 눈을 감으면 다시는 못 뜰 거 것 같은 생각이 일어나서라고 하면서요. 이제는 확실히 살 수 있다는, 아니 살았다는 생각이 드십니까?”

박용수씨의 답은 뭘까요.
답은 딱 한 마디였습니다.

“99.9%”

언제나 아내를 뒤에서 지켜왔던 남편입니다. 하지만 병을 얻은 후엔 남편의 뒤에 언제나 아내가 있습니다. 서로서로 뒤를 지켜주는 게 부부인가 봅니다.

언제나 아내를 뒤에서 지켜왔던 남편입니다. 하지만 병을 얻은 후엔 남편의 뒤에 언제나 아내가 있습니다. 서로서로 뒤를 지켜주는 게 부부인가 봅니다.

2021년 3월 시작한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가 오늘 강애리자· 박용수 부부 사연 뒷 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공교롭게도 박용수씨가 시한부 통보를 받고 항암 치료를 끝낸 시기와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를 진행한 시기가 딱 겹치네요.

사실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로 인해 비롯된 겁니다.
코로나로 인해 가족이 해체되고, 인연이 소원해지는 독자의 현실이 보였습니다.
이른바 가족이 해체되고, 인연이 끊어지는 언택트 시대에 뭔가 돌파구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 돌파구로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잇는 일을 ‘인생 사진’ 프로젝트로 시작한 겁니다.

2년 가까이 모두 68 명의 독자 여러분의 사연을 만났습니다.
사연을 보내주시고,
사연을 읽고 공감해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는 막을 내리지만, 후속으로 ‘펫 톡톡’을 준비했습니다.
이는 여러분의 반려동물을 찍어 드리는 프로젝트입니다.

반려동물 또한 소중한 우리의 가족입니다.
그러니 ‘내 새끼’라고 말합니다.
반려인들 대부분이 휴대폰으로 ‘내 새끼’ 사진을 찍는 게 일상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열심히 애정을 담아 찍어 보지만 결과는 썩 맘에 차지 않습니다.
기왕이면 더 예쁘고 멋지게 내 새끼가 사진에 담겼으면 좋겠지만 참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앙일보가 나섰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스러운 ‘내 새끼’에 얽힌 사연을 보내 주세요.  
중앙일보 펫토그래퍼가 달려갑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일생 잊지 못할 사진을 찍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신세대 말로 “내 새끼 매체 탔다”며 자랑하게 해 드립니다.
아울러 ‘내 새끼’와 평생 간직할 순간을 액자에 담아 드립니다.

오는 21일 여러분 앞에 첫 번째 사연을 소개합니다.

사연 보낼 곳 : photosto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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