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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전무했던 '힌두교 나라'…네팔 뒤집은 한국인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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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기도하는 남성.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5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기도하는 남성.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BBC 방송은 14일(현지시간) 네팔에서 ‘개종금지법’에 따른 처벌 위험에도, 기독교 선교 활동을 이어가는 한국 선교사들을 조명했다. 힌두교 문화권인 네팔에서 한국인 선교사의 활동으로 하층민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례가 늘면서 종교적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면서다.

BBC에 따르면 전체 인구 3000만 명인 네팔엔 1951년까지 기독교인이 전무했다. 1961년에도 458명으로 미미했던 기독교인 숫자가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늘었다. 현재 기독교도는 54만5000명 가량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네팔은 인구의 81.3%가 힌두교도로, 인도(79%)보다 힌두교도 비율이 높다. 힌두교 다음으로는 불교(9%), 이슬람교(4%) 신자가 많고 기독교는 소수 종교에 속한다.

네팔에서 기독교도 숫자는 카스트 제도의 최하위 계급인 ‘달리트’를 중심으로 증가세다. 힌두 문화권에서 최하층민인 이들은 “뿌리 깊은 가난과 차별에서 벗어날 기회를 찾기 위해” 기독교 커뮤니티를 찾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네팔에서 카스트 제도는 1960년대에 공식 폐지됐지만, 전통 힌두교 문화가 강한 시골 마을에선 출신 계급이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

네팔 기독교도 증가의 배경에는 한국 선교사들의 활발한 포교 활동이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BBC는 “한인 선교사들은 복음 전파가 어려운 곳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쫓겨나는 것도 기꺼이 감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2003년부터 네팔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는 방창인 목사 부부의 사례를 전했다.

방 목사 부부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 북서쪽의 다딩 지역에 무려 70여 개의 교회를 세우는 일을 감독했다. 지역 사회가 부지를 제공하면 한인 교회들이 건축비 등 비용을 댔다고 한다. 방 목사는 BBC에 “거의 모든 산골짜기에 교회가 세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부터 네팔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방창인 목사 부부. BBC 캡처

2003년부터 네팔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방창인 목사 부부. BBC 캡처

방 목사의 아내 이정희씨는 “개종금지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불안과 초조함이 항상 있다”면서도 “두려움이 복음 전파를 막을 수는 없다”고 BBC에 말했다. 방 목사도 이와 관련 BBC에 “도시에 비해 시골에선 개종금지법에 대한 감시가 덜하다”며 “기존 종교, 문화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팔 정부는 2018년 개종금지법을 제정해 타인에게 개종을 권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힌두교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차원에서다. 카말 타파 전 네팔 부총리는 BBC에 “개종 행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며 “국가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종금지법은 주로 힌두 문화권에서 종교적 정체성을 이유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도 역시 2021년 무렵부터 개종금지법을 도입하는 주가 확산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이슬람 교도들이 결혼을 통해 힌두교도를 강제 개종시키는 사례를 ‘지하드 결혼’이라며 문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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