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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당원 역할 고심"…尹, 윤심 논란 속 국힘 전당대회 가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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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실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실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1호 당원으로서의 역할을 고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참석 여부를 묻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통령은 각 정당의 ‘1호 당원’으로 불려왔다. 당헌에 명시되진 않았지만, 각 정당의 가장 중요한 당원이란 상징적인 의미다. 이 고위 관계자는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도 당원”이라며 “과거 관례를 살펴보며 여러 방안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대 전당대회는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기회로 활용돼왔다. 가장 많은 당원을 대면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국민의힘 소속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대통령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거나 영상 메시지로 갈음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참석은 물론 직접 연설까지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기간 두 번의 전당대회(2014년·2016년) 모두 참석했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못 갈 이유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7월 14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3차 전당대회에서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7월 14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3차 전당대회에서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런 대통령실을 고심케 하는 건 여당 내 달아오르는 이른바 ‘윤심 논란’이다. ‘진윤 감별사’란 말까지 나오며 당내 갈등이 거세지자 전당대회에 대한 언급 자체를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40%대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꺾이는 조짐도 감지된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6일 발표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주간 긍정 평가(9일~13일)는 39.3%로 지난주 대비 1.6%포인트 하락하며 5주 만에 30%대로 내려앉았다. 지난 12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주 만에 2%포인트 하락한 35%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의 분란이 있을 때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꺾이는 상황이 반복돼 전당대회와는 최대한 거리를 두자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2014년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가, 비박계로 분류된 김무성 전 의원의 승리로 정치적 타격을 받았던 ‘김무성 트라우마’가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도 과거 전당대회 사례를 모두 보고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동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뒤 성당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동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뒤 성당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특히 대통령실은 친윤계 의원들과 각을 세우는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출국 전 전당대회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며 “지난주 해임으로 나 전 의원 문제는 일단락된 상태다. 따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나 전 의원이 SNS을 통해 자신의 해임과 관련해 반박하는 여러 주장에 대해 불쾌해하는 기류도 상당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의 말에 반박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 주장이 모두 사실이란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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