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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세대가 65% 돌파, 주거·복지·노동 정책 큰 틀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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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혼밥 존'의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손님들. [연합뉴스]

'혼밥 존'의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손님들. [연합뉴스]

1인 세대 972만 명 역대 최다, 총인구는 2020년 정점

외국인 취업자 84만, 인구구조 변화에 맞춤 대응해야

어제 나온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상 인구통계에 따르면 1·2인 세대가 65%를 돌파했다. 1인 세대가 41%, 2인 세대는 24.2%였다. 전통적 가족 모델인 4인 세대는 17.8%, 3인 세대는 16.9%에 불과했다. 세대는 가구보다 포괄적 개념으로 취업·취학 등으로 인한 주민등록상 전출까지 포함한다.

‘나혼산’(나 혼자 산다) 인구의 증가는 주거와 일자리는 물론, 소비·여가 등 라이프스타일에까지 격변을 초래하고 있다. 홀로 명절을 보내는 ‘혼명족’을 위한 선물이 인기고, 혼술·혼밥에서 혼쇼(쇼핑)·혼영(영화)까지 ‘일코노미’ 제품과 서비스가 대세다. 1인 세대의 증가는 저출산도 심화시킨다. 지난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데, 조만간 0.6명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인구와 세대 구조의 변화는 정부 정책의 적합성을 떨어뜨린다. 대표적인 게 주거 분야다. 지난해 2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많은 주택을 공급했지만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했다. 4인 가구 중심의 주택청약제도와 임대주택 입주 요건도 1·2인 가구가 많은 청년층 사이에선 불만이 많다. 연말정산 등 각종 세제 혜택도 불리하다. 기업에서는 자녀 학자금 등 혼인 가구에 치우친 혜택을 바꿔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많다.

홀로 사는 인구의 증가는 노년층에서도 마찬가지다. 홀몸노인은 갑작스러운 사고를 겪거나 고독사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위한 질병 치료나 노후 돌봄 같은 복지 서비스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혼자 사는 이들을 노린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맞춤형 치안 서비스도 있어야 한다.

2021년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행복지수(5.7점)는 다인 가구(6.4점)에 비해 낮다. 외로움이나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이 커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정서적 서비스가 필요하다. 영국은 1인 가구의 증가를 중요한 이슈로 보고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임명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급증도 큰 변화다. 지난달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취업자는 84만 명이다. 정부가 이민청 설립 목표를 밝히고 있고, 올해부터 취업비자 요건을 완화해 외국인 노동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차별과 배타적 인식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인구구조와 세대 구성의 변화는 주거와 세제, 복지, 노동 등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정책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특히 혼자 사는 이들의 증가로 사회·문화적 변동은 물론, 비혼과 저출산 등 경제구조의 변화에까지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정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맞춤형 정책 수립과 실행을 고민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