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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 사망자 6만명 첫 발표…“9억명 감염”은 검열로 삭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 중국 상하이 기차역에서 방역복으로 중무장한 중국인이 춘절을 맞아 고향으로 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14일 중국 상하이 기차역에서 방역복으로 중무장한 중국인이 춘절을 맞아 고향으로 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지난달 7일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는 ‘신 10대 조치’ 발표 이후 처음으로 6만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공표했다. 국제사회가 중국에 투명한 코로나19 통계 공개를 압박하자 중국 국무원 연합방역기구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7일부터 1월 12일까지 36일간 전국 의료 기관에서 숨진 코로나 사망자가 5만9938명”이라고 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자오야후이(焦雅輝)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의정사(醫政司)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감염 관련 사망자 5만9938명 가운데 코로나로 인한 호흡 기능 쇠퇴로 5503명이 숨지고, 기저질환과 코로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5만4435명”이라며 “사망자 평균 연령은 80.3세로 65세 이상이 90.1%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자오 국장에 따르면 사망자 가운데 80세 이상이 56.5%를 차지했고 사망자 중 90% 이상이 기저질환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주요 합병증은 심혈관질환, 말기 암, 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대사성 질병, 신장기능 부전 등이며 노년층의 호흡기 질환과 뇌·심혈관 질환이 잦은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노인 사망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투명성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전국 감염률이 64%, 누적 감염자가 9억 명 이상이라는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보고서를 인용한 경제관찰보 보도가 위건위 기자회견 전후로 각종 뉴스 사이트는 물론 SNS에서 검열로 모두 삭제됐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약 6만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는 지난 36일 동안 위건위가 집계하고 질병예방통제센터(CDC)를 통해 발표한 수치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가 38명이었다. 자오 국장의 14일 기자회견에서 공표된 수치(약 6만명)의 1577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확진자는 21만5119명으로 베이징대 보고서 추산치 약 9억명의 0.024%에 불과하다.

영국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업체인 에어피니티(Airfinity)는 13일(현지시간) 중국의 첫 번째 코로나19 확산 정점이 1월 13일이라며 이날 하루 약 373만 명이 감염되고 이후 열흘 간 하루 평균 2만5000여 명씩 숨질 것으로 추산했다. 두 번째 정점은 오는 3월 3일로 하루 420여만 명이 감염될 수 있고 4월 말까지 누적 사망자가 17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쩡광(曾光) 중국 CDC의 전 유행병학 수석과학자 역시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정점은 앞으로도 2~3개월 계속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정점이 이미 지났다는 입장이다. 자오야후이 국장은 “중국 발열문진소의 진료 건수는 2022년 12월 23일 최고치 286만7000건을 기록한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1월 12일 47만7000명 수준으로 최고치 대비 83.3% 줄었다”고 했다. 전국 응급실 환자도 1월 2일 152만6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월 12일 109만2000명으로 최고치 대비 28.4% 줄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사망자 발표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더욱 상세한 데이터와 정보를 요구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마샤오웨이(馬曉偉) 중국 위건위 주임과 전화 통화를 갖고 “중국이 보다 투명도를 높이고 코로나 관련 데이터를 보다 많이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고 WHO 홈페이지가 발표했다.

中 광둥성 지난 3년간 방역에 27조원 투입

한편 중국이 지난 3년간 ‘제로 코로나’ 방역을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했다고 홍콩 명보가 15일 보도했다. 인구 1억2000여만의 광둥(廣東)성 예산 보고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총 1468억 위안(약 27조원)을 방역에 사용하는 등 지난 2022년 방역으로 중국 모든 지방이 ‘재정적자’에 시달렸다.

광둥성은 2020년 303억 위안(5조6000억원)이던 방역 지출이 2021년 454억 위안(8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2022년에는 711억 위안(13조원)으로 매년 약 50%씩 급증했다.

베이징의 한국인 밀집지역인 왕징이 속한 차오양(朝陽)구는 지난해 상반기 6개월 동안 유전자증폭(PCR) 검사에만 6억 위안(약 1111억원)을 투입했다. 그밖에 방역 물자 구매비 3억 위안, 별도 격리 시설 건설 3억 위안 등 총 16억9000만(3129억원)을 방역 비용으로 지출했고 많은 비용이 아직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재정 적자’도 심각하다. 상하이 서부 외곽의 쑹장(松江)구는 지난해 방역을 포함하는 의료·위생 예산만 약 1조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방역비용 44억5000만 위안(8238억원)을 포함해 80억7500만 위안(1조4949억원)을 지출했지만, 편성 예산은 29억1500만 위안(5397억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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