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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냉장관 '北이 만든 동상' 발뺌…한글 도면 내밀자 인터뷰 중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서아프리카 베냉의 최대도시 코토누에 건립한 30m규모의 동상의 모습. 사진 베냉 대통령실 트위터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서아프리카 베냉의 최대도시 코토누에 건립한 30m규모의 동상의 모습. 사진 베냉 대통령실 트위터

아프리카 서부의 베냉 정부가 최근 자국에 설치된 대형 동상을 북한이 제작했다는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4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바발롤라장 미셸에브레아빔볼라 베냉 관광문화예술부 장관은 최근 VOA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동상에 대해 "잘 알려지고 신원 확인이 가능한 예술가 줄리앙 신조간이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아빔볼라 장관은 "베냉은 동상 주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찾았는데, 내가 알기론 중국 회사가 그 작업을 맡았다"며 "그들이 '코리언'(Korean) 기술자를 썼다고 해도 어떤 '코리아'를 말하는지 나는 모르고, 외무장관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빔볼라 장관은 VOA가 인터뷰 도중 한글로 된 동상의 건축도면을 제시하며 '동상 건설 수주를 받은 청룡국제개발회사가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위장회사라는 사실을 알았느냐'고 묻자 "이 인터뷰는 좋지 않고 중단돼야 한다"며 인터뷰를 중단시켰다고 한다.

VOA가 입수한 해당 동상의 건축도면은 높이 30m에 한쪽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 왼쪽에 창을 든 여군의 모습 등 완공된 동상의 실제 외형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VOA는 지난 2020년 9월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위장회사(청룡국제개발회사)가 베냉 정부로부터 다호메이 왕조(베냉의 전신)의 여군부대 군인 '다호메이 아마존'을 형상화한 동상 건설을 수주받아 이를 베냉 최대 도시인 코토누에 건립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베냉 정부는 지난해 7월 제막식을 열고 이 동상을 공개했다.

한편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6년 대북제재 결의 제2321호를 통해 북한이 동상을 수출하지 못하게 했다. 이듬해 추가로 채택한 결의안 2371호에선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 '만수대해외프로젝트그룹'(MOP)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VOA는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이 각국에 파견한 노동자를 2019년 12월까지 돌려보내도록 했으나, 이후에도 북한 노동자들이 베냉에 남아 동상 건설을 관리·감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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