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팡 태국 단장이 박항서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사진 누안판 람삼 SNS
"박항서 감독은 동남아시아 축구를 바꾼 지도자."
태국 축구대표팀 누안판 람삼(57) 단장이 박항서 베트남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태국은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홈 앤드 어웨이)에 올라 베트남과 우승을 다투는 팀이다. 지난 13일 베트남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긴 두 팀은 16일 태국으로 장소를 옮겨 2차전을 치른다.
대표팀 단장이 결승전을 치르는 도중 상대 팀 사령탑을 칭찬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람삼 단장은 태국 보험회사 무앙타이 생명 대표로 해외 명품 사업을 병행하는 비즈니스 우먼이다. 애칭은 '마담 팡'. 마담 팡은 1차전 후 베트남 VN익스프레스와 인터뷰에서 "박 감독 부임 이후 베트남 축구가 발전했다"며 "세계 랭킹도 베트남 96위, 태국은 111위로 차이가 나고 베트남 선수들의 외국 진출도 활발해졌다"고 평가했다.
마담 팡은 단장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벤치에 앉는다. 유명세 덕분에 브라질계 독일 출신 알렉상드르 폴킹 태국 감독만큼이나 자주 중계 화면 잡힌다. 이 때문에 이번 태국과 베트남의 결승 구도는 박항서 감독과 마담 팡의 대결 양상으로 묘사되고는 경우가 많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담 팡은 선수들에게 수시로 명품을 선물하고 파격적인 우승 보너스를 약속하는 등 '단장 파워'를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결승 진출 시 500만 밧(약 1억9000만원)의 보너스를 내걸었고, 우승할 경우 그 이상의 보너스를 줄 예정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선수들을 놀라게 해주고 싶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해피엔딩을 꿈꾸는 박항서 베트남 감독. AP=연합뉴스
이에 맞서는 박항서 감독은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이달 만료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베트남과 합의했다. 해피엔딩을 꿈꾸는 그는 "베트남 감독 5년을 하면서 동남아시아 팀에 딱 한 번 패했다"며 "그것을 이번에 설욕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말한 '유일한 1패'는 지난해 1월 미쓰비시컵의 전신인 스즈키컵 4강에서 태국에 당한 0-2 패배다. 박 감독 부임 이후 2018년 대회에서는 베트남이 우승했지만 지난해 1월 대회에서는 태국 벽에 막혀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16일 밤 9시30분 태국 빠툼타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0-0, 1-1로 비기거나 태국이 이기면 태국의 우승이 확정된다. 박 감독은 "태국이 유리한 것은 맞지만, 우리가 포기할 이유는 없다"며 "우리가 (2차전을) 이기면 우승"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