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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부부 연하장 이 글씨…세종 사는 팔순 홍죽표 할머니 서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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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국민 1만5000여 명에게 지역 특산물이 담긴 선물을 보내면서 연하(年賀)카드도 동봉했다. 연하카드 아래에는 윤 대통령 부부 서명과 함께 서체 설명이 기재됐다. 기존에 사용하는 서체가 아닌 서당에서 한글을 배운 할머니 서체라는 내용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설 명절을 맞아 전국 1만5000여 명에게 보낸 선물과 신년카드.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설 명절을 맞아 전국 1만5000여 명에게 보낸 선물과 신년카드. [사진 대통령실]

서체 주인공은 세종시에 사는 홍죽표(79) 할머니다. 홍 할머니는 2021년 세종시 산하 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문해(文解) 교육 서당’에서 한글을 배웠다고 한다. 서당에는 어릴 적 가정 형편 등을 이유로 정규 교육과정을 받지 못한 고령층이 주로 다녔다. 홍 할머니도 그중 한 명이었다.

세종 홍죽표 할머니 서체, 시화전 수상 

홍죽표 할머니는 그해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 ‘성인 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전의향교 소속이던 신복순(당시 81세) 할머니와 함께 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홍 할머니는 『시집가던 날』이라는 제목을 시화를 제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에는 ‘우리 두 사람 인연 맺어 꽃길을 가네~ (중략) 팔십년 긴 세월 당신과 함께 흘린 땀 방울 인생 말미~ (생략)’이라는 할머니 인생이 담겼다. 할머니의 시는 예쁜 글씨체로 시화전 심사위원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설 명절을 맞아 각계각층 1만5000여 명에게 선물을 보내면서 동봉한 연하카드 서체의 주인공인 홍죽표 할머니가 전의서당에서 공부하는 모습. [사진 세종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설 명절을 맞아 각계각층 1만5000여 명에게 선물을 보내면서 동봉한 연하카드 서체의 주인공인 홍죽표 할머니가 전의서당에서 공부하는 모습. [사진 세종시]

세종시는 홍 할머니 글씨체를 바탕으로 그해 7월 디지털 서체(書體)를 개발, 12월 글씨체를 완성했고 이름을 ‘세종글꽃체’라고 붙였다. 홍 할머니 글씨체는 꽉 찬 네모꼴 형태로 둥근 형태의 맺음과 맺음이 얇아지는 게 특징이다. ‘ㅁ’자는 필기감이 돋보이고 ‘ㄹ’자는 각지고 비율이 높은 게 독특한 점이다. 홍 할머니는 자신의 서체 저작권을 세종시에 기부했다.

상업용 제외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 사용 

홍 할머니의 글씨체인 ‘세종글꽃체’는 상업용이 아니라면 누구나 세종시 누리집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세종글꽃체에는 한글 1만1172자와 영문 94자(기본 라틴어), 특수문자 986자, 세종시 상징물 특수문자(캐릭터·CI) 21자가 지원된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설 명정을 맞아 각계각층에 보낸 선물과 함께 동봉한 설 연하카드 서체의 주인공인 홍죽표 할머니의 글씨체. [사진 세종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설 명정을 맞아 각계각층에 보낸 선물과 함께 동봉한 설 연하카드 서체의 주인공인 홍죽표 할머니의 글씨체. [사진 세종시]

세종시를 비롯해 전국 자치단체는 지역 홍보 등에 활용하기 위해 전용 서체를 개발했다. 서울은 한강체와 남산체, 강원 정선군 정선아리랑체, 경기 포천시 막걸리체, 충남 예산군 추사사랑체, 제주도 제주한라체, 경남 김해시 김해가야체 등이다.

대통령 부부 설 선물에 청양 표고채도 포함 

한편 윤석열 대통령 설 선물은 농수산물 소비 촉진과 지역 화합을 바라는 의미에서 떡국 떡(경북 의성)과 곱창김(전남 신안)·황태채(강원 인제)·표고채(충남 청양)·멸치(경남 통영)·홍새우(인천 옹진)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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