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산 사저 인근에 북카페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 퇴임 이후에도 도서 추천을 통해 간접적 메시지를 전달해오던 문 전 대통령이 지지층에 영향력을 확대해 갈 거란 전망도 나온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최근 북카페를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관장을 뽑는 공모도 진행했으며, 경남 김해에서 도서관장을 지낸 한 인사를 낙점했다고 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전부 사비를 들여 주변에 장소도 마련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일부 의원에게 “지지자들이 찾아오면 만날 수도 없는데, 주변에 카페라도 하나 있으면 차도 한잔하면서 마음을 추스를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퇴임 후 문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평산마을에 지지자들이 몰리고 있으나 주변에 마땅히 머물 곳이 없다는 점도 북카페를 열려는 이유라고 한다. 다른 친문계 의원은 “지지자들의 요구도 있어 이를 고려해 문 전 대통령이 구상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재임 시절부터 ‘책 마니아’로 불렸던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줄곧 책 추천을 이어오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3일 새해를 맞아 『나무수업』을 추천했다. 이후 해당 도서는 대형 서점에서 순위권에 오르며 역주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문재인 정부 정책 비판이 담긴 『좋은 불평등』도 추천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나는 독일인입니다』 역시 문 전 대통령의 추천도서였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에 “저의 책 추천이 어려움을 겪는 출판계에 도움이 된다니 매우 기쁘다”며 “오래전부터 책을 추천해온 이유이고 목적”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추천 글 중 일부엔 정치적 메시지도 담겼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추천하며 “우리도 본격적인 우주시대를 시작했는데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요?”라는 의문을 던졌다. 윤 대통령이 7월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찾아 “본격적인 우주 경제 시대를 열기 위해 정부가 과감하게 투자하겠다”고 말한 지 두 달여만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짱깨주의 탄생』을 추천하며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이며 우리 외교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다”며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하면서 ‘반중(反中) 노선’을 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을 무렵이다. 한 의원은 “전직 대통령의 모든 행위에는 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