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돈 주고 전령을 활용... 그 옛날 유럽의 '뉴스' 유통[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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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탄생
앤드루 페티그리 지음
박서진 옮김
태학사

뉴스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는 물론이고 TV와 라디오, 그리고 요즘 같은 형태의 신문이 등장하기 전에도 존재했다. 그 옛날 유럽의 권력자들은 개별적으로 비싼 비용을 들여서라도 전령을 통해 먼 곳의 소식을 구했다. 편지 역시 개인적 소식만 아니라 때로는 상품의 가격이나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 등에 대한 소식을 상인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했다.

물론 우편 요금이라고 요즘처럼 싸지는 않았다. 16세기 초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가 구축하기 시작한 제국 우편망은 장차 상업적 뉴스 시장이 형성되고 정기적 뉴스 간행물이 등장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됐다.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세인트앤드루스 대학 교수가 쓴 이 책 『뉴스의 탄생』은 중세부터 18세기말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뉴스 유통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다룬다. 콜럼버스의 항해, 레판토 해전, 독일의 종교개혁 등은 뉴스처럼 전파되거나 뉴스 매체 확산에 중요한 계기가 된 사건으로 조명한다. 특히 프랑스 대혁명은 이전에 독점권 등을 통해 권력이 통제하던 매체 대신 새로운 매체의 폭발적 증가를 불렀다. 저자는 이전과 달리 비교적 정확한 사실 보도와 '비판적 저널리즘'의 등장도 프랑스 대혁명 시기의 변화로 꼽는다.

이런 역사의 흐름과 함께 팸플릿을 비롯해 신문 이전에 뉴스를 다룬 매체의 형태나 내용 등도 상세히 소개돼 있다. 예컨대 가족 간의 토막 살인 같은 사건은 성직자가 집필한 팸플릿에서도 즐겨 다룬 뉴스였다.

언론인의 머나먼 조상이라고 할 만한 인물 중에는 소설 『로빈슨 크루소』를 쓰기 전에 정치 저널을 만들었던 대니얼 디포를 비롯해 유명인도 제법 된다. 하지만 '저널리스트'라는 영어 단어는 17세기 처음 등장한 이래 대개 폄하적 의미였다. 이 책에 따르면, 19세기에도 신문 기자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것은 명예롭지 못한 일로 여겨졌다.

두툼한 분량에 흥미로운 디테일이 많이 담긴 책인데, 주제별로 구조화된 서술이 아니라서 유럽사와 언론사에 낯선 독자에게는 다소 불친절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원제 The Invention of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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