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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13일 서면 사직서 낸다…사의 안받는단 尹에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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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가 열린 가운데 나경원 전 의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차를 타고 있다. 김성룡 기자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가 열린 가운데 나경원 전 의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차를 타고 있다. 김성룡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직서를 정식으로 제출한다.

나 전 의원 측 인사는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지방에 머물고 있는 나 전 의원이 내일(13일) 오전 인편을 통해 서면으로 된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나 전 의원이 고심 끝에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문자 메시지와 유선 전화 등으로 사의 표시를 했지만, 전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나 전 의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애정이 여전히 크다. 사의를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중앙일보 12일자 8면 참조〉

이같은 나 전 의원의 정식 사직서 제출은 일종의 승부수라는 정치권의 해석이다. 윤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정리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직서 제출로 일단 윤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으로선 나 전 의원의 사직서를 수리하거나 반려하는 양자택일의 길에 놓였다. 만약 윤 대통령이 사직서를 수리하면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사실상 용인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반려할 경우엔 ‘전당대회에 불출마하라’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어 자칫 “대통령이 여당 대표 경선에 개입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윤 대통령은 14일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출국해 설 연휴 첫날인 21일 귀국한다. 사직서 수리 여부가 지체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중요한 해외순방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느냐”며 “해외 순방을 다녀온 다음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표 수리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모든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지방으로 내려갔다. 지방행 직전 서울 모처에서 자신을 돕고 있는 전직 의원 서너명과 회의를 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 인사는 “현재로선 출마 가능성이 60%, 불출마 가능성이 40%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의 ‘부채 탕감’ 저출산 아이디어를 지난 6일 대통령실이 공개 비판한 이후 주변에선 줄곧 “출마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의 사직서 제출에 친윤계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친윤계 핵심 의원은 “나 전 의원이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갈등이 봉합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참모는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 메시지를 오해하는 거 같다”며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도 있으니 조금 더 시간을 가지면서 기다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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