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숙 넘어 한 침대서 잔다? 연애 예능, 이러다 망하지

  • 카드 발행 일시2023.01.14

2017년 ‘하트시그널’의 성공은 예능계 판도를 바꿨다. 2000년대 전성기를 달리다 기나긴 암흑기에 빠졌던 연애 예능을 부활시킨 것이다. ‘하트시그널’은 비연예인 출연자들을 특정 공간에 모아두고, 연예인 예측단이 출연자들의 ‘러브라인’을 살피도록 했다. 연애 예능에 관찰 예능과 리얼 버라이어티의 요소를 더한 방식은 ‘하트시그널’의 성공 요인이 됐다. 커플 형성에만 열 올렸던 기존 연애 예능과의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준 것이다.

‘하트시그널’ 포스터. 사진 채널A

‘하트시그널’ 포스터. 사진 채널A

연애 예능이 OTT 시장의 주류가 된 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콘텐트 지출을 최소화하고 싶은 OTT 입장에서는 적은 출연료로 화제를 모을 수 있는 가성비가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비연예인 출연자를 향한 ‘신상 털기’ 논란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제작진에게는 OTT가 최고의 공간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구독자라는 제한된 대상으로 공개되는 만큼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2022년 모든 OTT에선 연애 예능이 방영됐다. 티빙의 ‘환승연애2’ ‘러브캐처 인 발리’, 넷플릭스의 ‘솔로지옥2’, 디즈니플러스의 ‘핑크라이’, 쿠팡플레이의 ‘체인리액션’ ‘사내연애’ 등이 그것이다.

가장 열심이었던 OTT는 웨이브다. ‘홀인러브’ ‘에덴 1, 2’ ‘메리 퀴어’ ‘남의연애’ ‘썸핑’ ‘잠만 자는 사이’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까지 무려 8편의 연애 예능을 선보였다. 트렌드를 가장 충실히 따른 웨이브의 시도는 연애 예능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지난해 웨이브가 선보인 연애 예능 프로그램. 키노라이츠 캡처

지난해 웨이브가 선보인 연애 예능 프로그램. 키노라이츠 캡처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건 연예인이 출연한 연애 예능이었다. 그래서 연애 예능은 암흑기에 접어들 수밖에 없었다. 시청자가 몰입해 시청 중인 상황에서 연예인이 결혼하거나 열애설에 휩싸이면 프로그램의 취지는 무색해진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오연서, ‘님과 함께’의 김범수가 대표적인 예다. 예능을 예능으로만 봐서는 인기를 끌 수 없는 것이 연애 예능이기에 이런 ‘배신’은 시청자의 외면을 낳았다. 출연자가 연예인이기에 피할 수 없는 다소 작위적인 연출 역시 한계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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