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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보다 현실은 더 참혹"…장학사가 밝힌 학폭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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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학창 시절 박연진(임지연 분)이 동급생 문동은(송혜교 분)을 고데기로 학대하는 장면. 사진 넷플릭스 '더 글로리'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학창 시절 박연진(임지연 분)이 동급생 문동은(송혜교 분)을 고데기로 학대하는 장면. 사진 넷플릭스 '더 글로리' 캡처

학교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현직 장학사가 ‘학교폭력의 현실은 더 참혹하다’고 진단했다.

최우성 경기 수원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전담 장학사는 지난 11일 MBC 라디오 ‘뉴스하이킥’과 인터뷰에서 “(드라마 속) 학교폭력 장면들이 너무 충격적이라 보는 분들이 경악했고 의구심이 들기도 하겠지만, 현실 속에 있는 부분을 구성했다고 생각한다”며 “한마디로 학폭에 대한 경종을 지금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말 이 정도로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냐’는 질문에 최 장학사는 “현실 속에 있는 부분들”이라며 고데기 등 뜨거운 장치로 동급생을 학대하는 장면 역시 “과거 청주의 중학교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그는 “실제 2006년 5월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 여러 명이 동급생이던 학생 1명을 표적 삼아 20일 동안 고데기나 옷핀, 책 등으로 상해를 입힌 사건이 벌어졌었다”며 “가해자들은 피해 학생에게 돈을 요구하기도 했고 요구에 응하지 않는 날에는 집단구타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학생은 심한 화상을 입고 꼬리뼈가 튀어나오는 등 전치 5~6주 정도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도였다”며 “피해 학생은 당시 MBC에 ‘수일 간격으로 고데기 온도체크를 해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 ‘아물던 딱지도 가해자들이 손톱으로 떼어내는 의식 같은 형벌을 자행했다’고 토로한 인터뷰가 있다. 아마 ‘더 글로리’에서 작가가 고데기를 폭력의 중요한 소재로 사용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더 글로리'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한 장면. 사진 넷플릭스 '더 글로리' 캡처

최 장학사는 그 외에도 ▶양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청학동 기숙사 가혹행위 사건 ▶경기 북부 눈침대 폭력사건 등 현장에서 안타깝고 보기 괴로울 정도인 사건은 많았다고 복기했다.

양산 사건은 2021년 경남 양산에서 가해자들이 외국 국적의 중학생을 집단폭행하고 범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유포한 사건이다. 청학동 기숙사 사건은 2020년 2월 경남 하동 청학동 기숙사에서 벌어진 일로 또래 소년들이 피해자의 신체 부위에 이물질을 넣고, 소변을 먹이는 등의 가혹행위를 이어간 사례다. 눈침대 사건은 2022년 1월 경기 북부에서 13세 초등생이 하굣길에 9세 여자 어린이를 유인해 눈더미로 눈침대를 만든 뒤 성추행한 사건이다.

최 장학사는 “세 사건 모두 일부 가해자 또는 가해 당사자가 14세 미만 촉법소년이라 처벌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란에 대해 “(가해자가) 점점 저연령화되고 아주 교묘해지면서 흉폭화되고 있어 서서히 기준 나이를 내려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동시에 교화 또는 예방을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집요한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 문동은(송혜교 분)이 성인이 된 후 박연진(임지연 분) 등 가해자들에게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이날 넷플릭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공개 2주째 8248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더 글로리’는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총 62개 나라의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8개국에서 1위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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