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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홍준표도 경남FC 후원받아” 검찰 “대가성이 핵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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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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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으며 홍준표 대구시장의 사례를 또다시 거론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시장도 경남도지사로 일할 때 관내 기업들이 경남FC에 후원하도록 했는데 ‘왜 나만 문제 삼느냐’는 취지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지난 10일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이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이 대표는 7개 항목으로 구성된 6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특히 이 대표는 진술서의 다섯 번째 항목(‘정당하고 필요한 업무’)에서 “자치단체장들은 관내 기업·단체·기관·독지가들을 상대로 기부나 후원을 유치하려고 노력한다”며 “경남FC를 보유한 홍준표 경남지사는 관내 기업들에 후원(무상)을 요청해 수억원씩 후원받아 이를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천FC를 보유한 인천시장도 같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이런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2017년 10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경남FC 발전을 위한 후원 잇따라… 넥센 회장과 현대위아 대표가 홍준표 구단주에게 경남FC 발전후원기금 기부’라는 글을 올리고, 홍 당시 경남지사가 경남FC 구단주로서 후원금을 받는 사진도 올렸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수백억원의 대가성이 있는 뇌물을 받았고, 내가 모금한 그 성금은 전혀 대가성이 없는 순수한 지원금”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내에선 “혹여 경남FC 후원금에도 대가성 등이 있어 불법이라는 걸 이 대표가 알고 있다면 고발해서 함께 처벌받도록 하는 게 맞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경남FC는 어떤 혜택을 주는 조건으로 후원금을 받은 건 아니라고 파악된다”며 “부정한 청탁과 대가 관계가 없다면 정당한 후원”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경남FC 후원금을 모금한 전력이 있는 점을 들어 “만약 이 대표가 홍 시장을 고발한다면 김 전 지사도 함께 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검찰은 또 “후원금을 낸 기업을 다 문제 삼는 게 아니다”며 “후원금을 내고 현안을 해결해 대가성이 명백한 기업들만 추려 조사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이 대표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10년 이상 징역 혹은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만큼,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기류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대장동 의혹’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만큼 성남지청과 중앙지검이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한편 이 대표는 검찰 소환조사 다음 날인 11일 지역구인 인천을 찾아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이게 도둑이지 공무원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둔갑시키는 검찰 폭력 조작 왜곡 시도에 굴하지 않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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