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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일본은 지금 ‘제2 한류’ 열풍…기회 놓치지 않으려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

지난 연말 일본 도쿄의 한류 지역인 신오코부에서 요즘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쭈꾸미 볶음’과 한국 치킨을 치즈에 찍어 먹는 ‘UFO 치킨’을 먹고 왔다. 발단은 이랬다.

우리 회사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년 꾸준히 발표하는 ‘2022년 케이팝 세계지도’에 의하면 3년 전 케이팝 소비국가 6위였던 일본이 다시 급부상해 한국 다음으로 케이팝 소비를 많이 하는 2위 국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를 보고 있자니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

위 데이터를 증명해주듯이 신오코부는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일본인들로 가득했다. 한국식 교복을 빌려 입고 한국식 화장을 한 채 거리를 활보하는 여학생들이 많았고, 동전을 넣고 상품을 뽑는 오락기계도 케이팝 아티스트의 사진과 굿즈로 바뀌어 있었다. 한국에서 흔히 고속도로에서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을 먹기 위한 줄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일본 시내 대형 음반점의 한 개 전체 층은 케이팝 전용 공간이었는데, 결제 대기 줄도 상당히 길었다. 한쪽에 마련된 케이팝 도서 코너에는 ‘덕질’ 용어를 통해 한국어를 공부하는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2022 케이팝 세계지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90%가 소비되는 케이팝은 팬데믹 3년 동안 2.5배 증가했다. BTS, 블랙핑크 등 몇 팀에 집중된 시장이었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데뷔했던 4세대 아이돌까지 모두 성공궤도에 오르며 이제는 많은 팀이 다양하게 사랑을 받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이 중요했던 케이팝 업계가 IT 기술을 접목해 각종 온라인 공연 및 팬미팅, 자체 온라인 콘텐트 IP를 개발하며 이 기간을 ‘모멘텀’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대기업을 박차고 중년 창업을 한 지 5년, 지금 집중하고 있는 모바일 앱 서비스를 내보낸 지 2년이 지났다. 구글플레이와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주최하는 ‘창구프로그램’에서 1등도 했었지만, 암담했던 시간이 분명 더 많았다.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도 견뎌야 했고, 이제는 투자 혹한기도 견뎌야 한다.

이번 일본 출장 중에 우리의 팬덤 서비스를 사용하는 일본 케이팝 팬들을 만났다. 그들은 우리 진심에 감동해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우리 서비스를 소개해 줬는데 최근 1년 동안 본 적 없던 다운로드 수치를 연초부터 만들어줬다. 마침 이번 주에는 연말까지 집중해 개발한 중요한 기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잘 되기를 바라지만 안된다고 바로 절망하고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올 ‘모멘텀’이란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으니까.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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