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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특위' 통과시킨 공화당…'바이든 최대위기' 기밀문서 정조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10일(현지시간) 의사당에서 방송 녹화 중 쉬고 있다. AP=연합뉴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10일(현지시간) 의사당에서 방송 녹화 중 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하원은 10일(현지시간) 중국 견제 임무를 맡을 특별위원회를 설립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뒤 통과시킨 사실상 첫 결의안으로, 민주당 의원은 3분의 2가 찬성표를 던졌다. 중국 특위 구성에는 여야가 힘을 모았지만,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이날 국토안보부 장관 해임안을 제출하는 등 대정부 공세의 고삐를 본격적으로 죄기 시작했다.

하원은 이날 '미국과 중국공산당(CCP)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 위원회 설립'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65표, 반대 65표로 가결했다. 공화당은 222명 전원이 찬성했고, 민주당은 212명의 69%인 146명이 찬성했다. 민주당 의원 65명은 반대했다.

케빈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은 표결 후 "좋은 소식이 있다. 공산주의 중국을 신뢰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데 초당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파를 초월해 결집한 것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한 우려와 경제 관행에 대한 회의가 커지는 신호라고 폴리티코는 해석했다. 중국 특위 결의안은 이날 의회 규칙 결의안에 이어 두 번째로 상정됐다.

특위는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방법을 모색하는 모든 주제를 다루게 된다. 대중국 군사 태세 강화, 산업공급망에서 중국 의존 탈피, 기술 경쟁에서 우위 유지, 권위주의 통치 및 인권 문제 등을 조사하고 정책을 권고한다.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은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그가 지난 4일 하원의장 선거 때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를 추천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은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그가 지난 4일 하원의장 선거 때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를 추천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특위 위원장에 임명된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위스콘신)은 특위가 중국 관련 법안의 "인큐베이터 또는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핵심 분야에서 (미국의) 독립성을 되찾아야 할 때"라면서 "미국의 지도력과 주권을 훼손하기 위한 (중국공산당의) 전면적인 전략을 폭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대표적 중국 매파로 꼽힌다. 중국 업체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미국에서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특위는 공화당 9명, 민주당 7명으로 구성된다. 이르면 다음 달 첫 청문회를 열 수도 있다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중국 특위 구성과는 별도로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에 대한 공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하원은 이날 공화당 주도로 '연방정부 무기화(weaponization) 조사 특별 소위'를 법사위원회 안에 구성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하원의원 전원(221명)이 찬성표를 던진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전원(211명) 반대표를 던졌다. 소위는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등 사정 기관이 국민을 조사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권한을 적법하게 행사했는지, 남용하며 위협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았는지를 조사하게 된다.

소위는 우선 지난해 법무부와 FBI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때 기밀문서를 불법 반출한 혐의로 마러라고 리조트 내 사저를 압수 수색한 것이 정당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재직 때 기밀문서가 최근 개인 사무실에서 발견된 사건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미3국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미3국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바이든 "기록 유출 알고 놀랐다"…NYT "정치 생명 최대 위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에서 열린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 3국 정상회의에서 기밀문서 유출 관련 질문에 "그 사무실로 가져간 정부 기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출마 직전까지 사용한 사무실에서 그의 개인 변호사들이 발견한 문건 10여 건에는 우크라이나, 이란, 영국 등 해외 국가 관련 메모와 브리핑 등 기밀 정보가 담겼다고 CNN이 보도했다. 정보기관이 수집한 민감한 첩보를 포함해 일급비밀로 분류된 정보가 포함됐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바이든 대통령 차남 헌터 바이든이 이 나라 에너지 회사 부리스마 임원으로 재직하며 부당한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의 배경이 된 나라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대가로 바이든 부자(父子)를 조사하라고 요구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탄핵까지 몰고 가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 생명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또 불법 이민 차단 등 국경 통제에 실패해 국가 안보를 위기에 빠트리고 이민 제도를 훼손한 혐의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다시 제출했다. 공화당은 결의안에서 "마요르카스 장관은 고의로 이민 시스템을 망가트렸으며 국경 순찰대의 사기를 떨어트렸고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기에 빠트렸다"면서 장관 해임을 촉구했다. 공화당은 소수당이었던 지난 회기 때도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장관 탄핵은 하원 법사위 의결→하원 전체 회의 표결→상원 심판 절차를 밟게 되는데, 탄핵 결의안이 하원 관문을 넘더라도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인 만큼 최종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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