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올해 4000달러 간다고? 막상 사려니 파월 못 믿겠네

  • 카드 발행 일시2023.01.12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났을 때 “금값이 오르겠구나”라고 생각해 금 투자하신 분 있으신가요. ‘전쟁=안전자산 선호=금값 상승’이라는 공식과는 달리 이때 섣불리 금에 투자했다면 여전히 손실 구간일 텐데요.

그럼에도 지난해 금은 다른 자산 대비 선전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로 따지면 금값은 1.45% 상승. 같은 기간 19.4% 하락한 S&P500 지수를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릴 만하죠.

금값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 8일 온스당 2043.30달러(뉴욕상품거래소 금 선물 기준)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계속 하락해 지난해 9월 말 1633.40달러까지 밀려났죠. 지난해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금 가격은 오름세로 돌아섰어요.

9일(현지시간) 금은 온스당 1877.8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초 대비 13.8%나 상승했습니다. 세계금협회는 9일 “금의 안정성과 (다른 자산과의) 비(非)연관성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는 논평을 남기기도 했죠.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2010년대 이후 금은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와 역(逆)의 관계를 보였지만 지난해는 전쟁과 경기 침체 이슈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금 가격이 상대적으로 견조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예년대로라면 실질금리가 상승할수록 금 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진 않았다는 얘기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부자 아빠’, 올해 금 3800달러 전망

여기에 최근에는 핑크빛 전망을 넘어 아주 ‘핫’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지난달 말 트위터를 통해 “금과 은을 이렇게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죠. 올해 금값이 온스당 3800달러, 은이 75달러가 될 것이란 예상과 함께요.

CNBC에 따르면 주르그 키에너(Juerg Kiener) 스위스 아시아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비슷한 전망을 했어요. 키에너 CIO는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하면서 금 가격이 올해 4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너무 극단적인 전망일 테고요. 조금 현실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입니다. BofA는 2023년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죠. 씨티그룹은 세계적으로 불황의 위험이 커지면서 금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올해 중반까지 금값이 평균 1900달러 이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금 현물 ETF 금 보유량 상승 전환

각종 수치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해요. 뉴욕상품거래소의 금 선물 거래 중 비상업적 순매수(투기적 순매수)는 지난 3일 기준 14만1666건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반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금이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닌 투자(투기)의 목적으로 사는 이가 많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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