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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끊고 싶다" 울어도 묵살…동급생 알몸 생중계한 중학생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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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의 옷을 강제로 벗기는 장면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생중계한 혐의를 받는 10대 2명이 입건된 가운데, 사건 당일 피해 학생이 가해자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했고 “목숨을 끊고 싶다”고 말하는 등 고통을 호소했지만 묵살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0일 대구 동부경찰서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중학교 3학년생인 A군 등 2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 등 2명은 전날 오후 11시10분쯤 대구 동구 한 모텔에서 동급생 B군을 불러 강제로 옷을 벗기고 SNS로 생중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생중계 방에는 30여명 정도가 접속했으며 현재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KBS에 따르면 당시 A군 등 2명은 SNS 생중계 방송을 켠 뒤 B군을 가학하기 시작했다. B군의 옷을 모두 벗겨 알몸이 드러나게 하고, 성적인 행동을 강요했다.

B군의 성기를 노출해 방송하기도 했으며, 욕설하며 뺨을 때리기도 하고 노래도 강제로 시켰다.

얼떨결에 SNS 방송을 보게 된 다른 일부 친구들은 B군이 걱정된다며, A군 등에게 옷을 입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됐다.

이 방송을 본 한 학생은 KBS에 “피해 학생(B군)이 엄청 맞았고, 울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방송을 본 몇몇 학생이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했지만 ‘강압이나 협박이 없었다’, ‘장난이었다’는 이들의 말에 신원을 확보한 후 귀가 조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제로 옷을 벗기는 장면 등을 확보하고 이들을 부모 동의하에 다시 불러 1차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A군 등이 B군을 폭행하거나 강제로 술을 마시게 했다는 신고 내용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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