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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지청장 티타임 제안 거절…성남지청 형사3부장이 직접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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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현직 야당 대표 중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45분쯤 성남지청에 도착한 이 대표는 검찰의 ‘티 타임’ 예우도 거절한 채 도착 직후 성남FC 사건 후원금 의혹 사건을 맡아온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로 향했다. 성남지청은 당초 이 대표에게 수사 시작 전 이창수 성남지청장과의 티 타임을 제안했지만 이 대표 측이 거절했다.

검찰 관계자는 “티 타임 불발은 이 대표 측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유 부장검사가 직접 조사를 맡았으며 박균택(전 광주고검장) 변호사가 입회했다. 검찰은 휴식시간과 변호인 조력권을 충분히 보장하며 이 대표에 대해 예우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통상 전직 대통령 혹은 재벌 총수 등 거물급 인사의 소환조사를 할 때 예우 차원에서 조사 전 수사 책임자와 5~10분가량 차를 곁들인 독대를 하곤 했다. 대면 조사는 수사 실무를 이끈 부장검사급이 맡아 왔다. 2009년 4월 대검찰청에 출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사 책임자인 이인규 당시 대검 중수부장을 만나 10분가량 차를 마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1년 출간한 『문재인의 운명』 회고록에서 “이인규 중수부장이 대통령을 맞이하고 차를 한잔 내놓았다.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고 기술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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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2003년 12월 불법 대선자금 모금과 관련해 대검 중수부에 출석해 수사 전 안대희 당시 중수부장과 5분가량 독대했다. 이 전 총재는 당시 안 중수부장에게 “본인이 모두 책임질 테니 관련자들을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성남지청 앞에 도착한 이 대표는 ‘떳떳하니 피할 이유가 없다’며 포토라인에 서는 것을 자처했다고 한다. 중요 사건의 피의자가 조사 직전 입장을 밝히는 포토라인은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폐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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