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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애슬레틱이 콕 찝은' 강성진 "2026 월드컵서 쿠킹 세리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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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선정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전세계 유망주 7명에 뽑힌 FC서울 공격수 강성진. 오른손을 접시처럼 받친 채 왼손으로 뭔가 뿌린 뒤 손가락으로 휘젓는 쿠킹 세리머니 포즈를 취했다. 우상조 기자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선정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전세계 유망주 7명에 뽑힌 FC서울 공격수 강성진. 오른손을 접시처럼 받친 채 왼손으로 뭔가 뿌린 뒤 손가락으로 휘젓는 쿠킹 세리머니 포즈를 취했다. 우상조 기자

“소속팀 형들이 ‘영국이 지켜보는 남자, 어깨 많이 올라갔네’라면서 장난을 쳐요.”

프로축구 FC서울 공격수 강성진(20)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미국의 스포츠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이 ‘콕 찍은 남자’다. 디 애슬레틱은 기자 400명이 미국·영국 등 전 세계 200개 스포츠팀을 취재하는 권위 있는 스포츠 매체다.

디 애슬레틱은 최근 ‘나의 축구 여정-The Road to 2026’ 시리즈를 내놓았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꿈꾸는 10대 예비 스타 7명의 준비 과정을 4년간 추적하는 프로젝트다. 디 애슬레틱은 스카우트의 추천을 받아 잉글랜드 미드필더 알피 데빈(19·토트넘)과 터키 미드필더 데미르 에게 틱나즈(19·베식타스) 등과 함께 한국 공격수 강성진을 선정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선정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전세계 유망주 7명에 뽑힌 FC서울 공격수 강성진(오른쪽 둘째). 디 애슬레틱 캡처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선정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전세계 유망주 7명에 뽑힌 FC서울 공격수 강성진(오른쪽 둘째). 디 애슬레틱 캡처

최근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강성진은 “공신력 있는 외국 언론이 어떻게 나를 알고 선택했는지 신기했다다. 작년 11월에 서울 클럽하우스에서 줌(zoom) 화상 인터뷰를 했다. 2026년 월드컵까지 성장 과정을 관찰하며 영상으로 담겠다더라. 일기처럼 남길 수 있어 영광이다. 책임감과 동기부여도 생긴다”고 했다. 강성진은 이날도 오전 9시에 자발적으로 나와 개인훈련을 하고 있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선정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전세계 유망주 7명에 뽑힌 FC서울 공격수 강성진. 디 애슬레틱 캡처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선정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전세계 유망주 7명에 뽑힌 FC서울 공격수 강성진. 디 애슬레틱 캡처

2003년생 강성진은 작년에만 3개 연령별 대표팀에 뽑혔다. 올해는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세 이하 월드컵을 앞둔 U-20 대표팀과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U-23 대표팀 출전을 바라본다. 3년 후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A대표팀에 뽑힐 가능성도 있다.

강성진은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 대표 시절에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님과 마주친 적이 있다. 어린 마음에 달려가 ‘아임 리틀 손(손흥민)’이라고 하니, 감독님이 엄지척 ‘따봉’ 하나를 날려주셨다. 그 일을 기억 못 하셨을 텐데 지난해 A대표팀에 뽑아주셨다”고 했다.

강성진이 작년 7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홍콩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쿠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강성진이 작년 7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홍콩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쿠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강성진은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홍콩과의 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A매치 데뷔전에서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접시처럼 받친 채 왼손으로 뭔가 뿌린 뒤 손가락으로 휘젓는 세리머니를 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제임스 하든(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과 독일 분데스리가 세르쥬 나브리(바이에른 뮌헨)의 전매특허인 ‘쿠킹 세리머니’다. 강성진은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상대를 요리했다는 기존의 의미에, 나는 ‘마법을 부렸다’는 의미를 한 스푼 추가했다”며 웃었다.

FC서울 유스팀 서울 오산고 출신인 강성진은 2020년 고교 대회에선 드리블로 상대 5명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리고 골을 터트려 화제가 됐다. 고3이던 2021년 서울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강성진은 그해 K리그1 최연소 출전(17세11개월12일), 역대 최초 준프로선수 득점 기록도 세우며 ‘스텝 업’ 했다.

왼발잡이 강성진은 화려한 드리블과 페이크가 장기다. 우상조 기자

왼발잡이 강성진은 화려한 드리블과 페이크가 장기다. 우상조 기자

강성진의 스승은 ‘차미네이터’ 차두리(43)다. 2021년 오산고 감독을 맡은 차두리는 선수 강성진과 함께 전국체전에서 우승했다. 강성진은 “왼발잡이인 저는 주로 왼쪽 측면에서 뛰었는데, 차 감독님은 창의력을 발휘하며 자유롭게 공격하도록 오른쪽에 세우셨다. 왼쪽, 오른쪽은 물론 안팎으로 치고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왼발잡이 반대발 윙어’인 강성진은 마치 브라질 선수처럼 좁은 공간에도 화려한 드리블과 페이크로 상대를 괴롭힌다.

롤모델은 네이마르(브라질)와 모하메드 살라(이집트)다. 강성진은 “살라의 스페셜 영상을 경기 전날에 루틴처럼 챙겨본다. 왼발을 치우쳐 쓰는데도 수비를 제치고 슈팅 동작까지 만들어 낸다. 안전보다는 모험을 택하는 네이마르처럼 나도 ‘크랙’이 되고 싶다"고 했다. 크랙(Crack)은 축구에서 혼자 힘으로 경기흐름을 바꾸는 선수다.

한국축구 기대주 강성진. 우상조 기자

한국축구 기대주 강성진. 우상조 기자

스무살 강성진은 “발이 아닌 손으로 하는 건 못해 친구들이 컴퓨터게임은 안 껴준다. 취미는 인생네컷 사진을 찍는 정도”라며“(각급 대표팀 차출로 인해) 축구로 바쁜 건 즐거운 일이다. U-20 대표팀에서 김은중 감독님, U-23 대표팀에서 황선홍 감독님에게 배우고 흡수할 게 많다. 김은중 감독님은 훈련 때 슈팅을 한 번씩 시범 보여주시는데 코스가 워낙 좋다”고 했다.

강성진은 “FC서울이 작년에 (9위로 1부에 잔류해) 다행인 시즌이었다. 새 시즌에는 항상 팀이 웃을 수 있는 자리에 있고, 팬들이 제가 뛰는 경기가 기대되고 보고 싶게 만들고 싶다. 3월 U-20 월드컵 출전권을 따는 게 1차 목표다. 앞으로 뿐만 아니라 2026년에도 ‘쿠킹 세리머니’를 자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

강성진은...

출생: 2003년 (20세)
체격: 1m80㎝, 76㎏
포지션: 오른쪽 윙어
소속팀: 오산고-FC서울(2021~)
연령별 대표팀: U-20 대표팀, U-23 대표팀, A대표팀(A매치 2경기 2골)
주특기: 왼발 드리블 돌파
롤모델: 네이마르, 살라

▶디 애슬레틱 선정 ‘2026 월드컵 유망주’ 7인
한국 공격수 강성진(20·FC서울)
잉글랜드 미드필더 데빈(19·토트넘)
터키 미드필더 틱나즈(19·베식타스)
멕시코 수비수 마리스칼(20·산토스)
남아공 미드필더 시품바(18·케이프타운)
인도 수비수 윰남(19·라운드글라스)
호주 미드필더 세게치치(19·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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