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류가 손잡으니 되는구나…오존층 구멍 점점 작아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훼손된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존층에 구멍이 뚫렸다는 경고가 나온 뒤 세계 각국이 ‘프레온가스’ 같은 오존 파괴 물질 사용을 줄이면서 나타난 결과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9일(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UNEP)·세계기상기구(WMO)·미국 항공우주국(NASA)·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유럽연합(EU)은 ‘2022 오존층 감소에 대한 과학적 평가’라는 공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세계 각국의 오존 파괴 물질 감소 정책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2040년까지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오존층이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오존층 훼손 정도가 심한 북극과 남극은 각각 2045년, 2066년까지 걸릴 전망이다.

성층권(지표면으로부터 10~50㎞ 사이)에 있는 오존층은 생명체에 해로운 자외선을 95~99% 정도 흡수해 지표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자외선은 피부암의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2월 국제과학학술지 ‘프론티어스’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존층 파괴로 인해 악성도가 가장 높은 피부암인 흑색종 발병률이 매년 백인을 중심으로 4~5%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2020년 피부암 발병환자 수는 2만7211명으로 2016년(1만9236명) 대비 크게 늘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오존층은 성층권 바로 아래에 있는 대류권에 오존 파괴 물질(ODS)이 늘어나면서 1970년대부터 고갈되기 시작했다. 과학계는 1980년대 후반 ‘오존층 구멍’을 경고하며 원인으로 냉장고나 에어컨 냉매, 스프레이 등에서 나오는 프레온가스(CFCs·염화불화탄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 오존층을 파괴하는 건 ‘염소’와 ‘브롬’인데, 프레온가스가 성층권에 이르면 자외선에 의해 염소 또는 브롬으로 분해된다. 그밖에 ODS에는 클로로플루오로카본(CFC), 브롬 함유 할론 및 메틸 브로마이드, 하이드로클로로플루오로카본(HCFC), 사염화탄소(CCl4), 메틸 클로로포름 등이 있다.

이번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성층권에 유입된 브롬은 1999년 정점을 기록한 뒤 2020년까지 14.5% 감소했다. 특히 CFC-11과 CFC-12 배출량이 2018년 이후 현저히 감소했는데, 이는 CFC-11, 12 배출 주범인 중국 동부에서 배출량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했다.

ODS 배출 감소를 위해 1989년 발효된 ‘몬트리올 의정서’ 이후 오존층 복구 작업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새로운 사실 중 하나는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관측된 남극 오존층 구멍이 2002년 이후 가장 작아졌다는 점이다. 북극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식별될 정도는 아니었으나 2020년 봄 오존층 구멍이 매우 낮은 값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1992년부터 오존층 보호법을 시행했고, 2010년에는 프레온가스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1989년 몬트리올 의정서 발효 이후 세계 각국의 CFC 사용은 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오존층 보호를 위한 인류의 대응은 ‘기후변화 대응’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오존을 파괴하는 화학물질을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데 성공한 것과 마찬가지로 화석연료를 그만 쓰고 온실가스를 줄였다면 지구 온도 상승을 시급하게 제한할 수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