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치통 앓을 수 있나” 진중권의 ‘AI 예술’ 역질문

  • 카드 발행 일시2023.01.11

World View

인공지능(AI) 예술에 ‘아우라(Aura·작품에서 느껴지는 고상하고 독특한 분위기나 힘)’가 있을까. 로봇이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면서 예술도 이 흐름을 피하지 못하는 시대의 뜨거운 질문이다.

지난해 8월 전 세계 미술계가 발칵 뒤집히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AI 프로그램 ‘미드저니’를 통해 제작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디지털아트 부문 1등을 차지한 것. 온라인게임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제이슨 앨런이 출품한 작품인데, 예술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사람의 손을 거친 다른 작품들을 제치고 우승했다는 소식에 찬반 논쟁이 불붙었다. AI가 만들어낸 것을 예술 창작품으로 볼 것인가, 단순한 공산품으로 볼 것인가 하는 논란이다.

창의성은 과연 인간의 전유물인가를 놓고 의문이 커지는 이때 ‘AI가 창조적인 일을 대신할 수 없다’는 시각에 단호하게 “노(No)”라고 외치는 칼럼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실린 ‘로봇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걸작의 아우라를 재현할 수 있을까?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는 제목의 칼럼이다. 글에서 미술 저널리스트 나오미 레아는 “아티스트를 완전하게 대체하는 인공지능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