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예술에 ‘아우라(Aura·작품에서 느껴지는 고상하고 독특한 분위기나 힘)’가 있을까. 로봇이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면서 예술도 이 흐름을 피하지 못하는 시대의 뜨거운 질문이다.
지난해 8월 전 세계 미술계가 발칵 뒤집히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AI 프로그램 ‘미드저니’를 통해 제작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디지털아트 부문 1등을 차지한 것. 온라인게임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제이슨 앨런이 출품한 작품인데, 예술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사람의 손을 거친 다른 작품들을 제치고 우승했다는 소식에 찬반 논쟁이 불붙었다. AI가 만들어낸 것을 예술 창작품으로 볼 것인가, 단순한 공산품으로 볼 것인가 하는 논란이다.
창의성은 과연 인간의 전유물인가를 놓고 의문이 커지는 이때 ‘AI가 창조적인 일을 대신할 수 없다’는 시각에 단호하게 “노(No)”라고 외치는 칼럼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실린 ‘로봇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걸작의 아우라를 재현할 수 있을까?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는 제목의 칼럼이다. 글에서 미술 저널리스트 나오미 레아는 “아티스트를 완전하게 대체하는 인공지능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생각하는 인공지능(AI) 로봇 이미지. 중앙포토
AI 작품을 예술로 바라보는 것은 시대의 흐름인가. 그렇다면 인간 고유의 창의성이란 허상이며 예술가들은 이제 도태되는 장인인 걸까. 꼭 그렇진 않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예술가들이 AI 기술 활용을 배척한다면 그건 시대착오적”이라면서도 “AI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미적 주체는 여전히 사람(예술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연구소에서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로, 명령문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이미지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실적인 묘사에 강하고 추상적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한다. 오픈 AI가 2022년 4월 공개한 ‘DALLㆍE2’도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 파일을 만들어내는 미드저니와 비슷한 종류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런던예술대학(University of the Arts London)을 졸업한 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미술 전문 인터넷 매체 ‘아트넷 뉴스(Artnet News)’에서 일하고 있는 저널리스트. 부(副)에디터, 런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유럽시장 에디터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