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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테슬라…"안에 사람 있어요" 뛰어든 용감한 시민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오후 10시 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A씨(36)가 다리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충남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9일 오후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가 화재로 전소돼 뼈대만 남아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가 화재로 전소돼 뼈대만 남아있다. 연합뉴스

불은 전기차가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데 이어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한 뒤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장비 17대, 인원 50명을 투입해 1시간 18분 만에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용감한 시민들 덕분이었다.

9일 오후 10시 25분께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이동식 소화수조를 이용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동식 소화수조는 전기차 주변에 물막이판을 설치해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채워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장비이다. 연합뉴스

9일 오후 10시 25분께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이동식 소화수조를 이용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동식 소화수조는 전기차 주변에 물막이판을 설치해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채워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장비이다. 연합뉴스

10일 자정 무렵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고 난 차량 불 나서 수습 도와주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퇴근길에 차 사고 나서 서행해서 지나치는데 불이 조금 붙어 있었다. 112, 119 신고하고 차에 소화기 있어서 불 꺼주러 갔는데 안에 사람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차 안에 사람은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있고, 에어백은 다 터진 상태에서 불이 점점 커졌다"며 "아저씨 4명이 창문을 깨부수고 뒷좌석 문을 젖혀서 뒤로 빼내려고 하는데, 당황했는지 안전벨트가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운전자를 겨우겨우 차에서 꺼내고 동승자 없는 거 확인하니까 드라마처럼 차가 폭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날 오후 10시 27분 '신고가 접수돼 경찰관이 출동한다'는 문자메시지를 함께 공개했다.

작성자는 "그래도 (운전자) 목숨은 건졌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불난 차에 사람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창문 깨고 문짝 젖힌 용감한 분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시민상 받아야 한다", "연기 피어오르는 차에서 구조해본 적 있는데 어찌나 손 떨리던지. 진짜 대단하시다", "위인이시다", "사람 하나 제대로 살리셨다", "영웅은 영화 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런 분들이 모두 영웅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 있는 행동 하셨다", "나는 무서워서 못 도와줬을 것 같은데 진짜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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