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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당대표 출마 선언…나경원은 일정 취소하고 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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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자신의 전당대회 캠프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자신의 전당대회 캠프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여권 핵심부의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당권 불출마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3·8 전당대회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70석 압승을 위해서는 수도권 121석 중 70석은 확보해야 한다”며 “오직 총선 승리를 이끌 경쟁력만으로 당 대표를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저는 영남에 기반을 둔 수도권 3선 의원”이라며 “누구보다 수도권 민심과 중도 스윙보터, 2030 세대의 마음을 잘 안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총선 승리를 이끌 차기 당 대표의 3가지 요소로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 ▶수도권 승리를 견인할 대표 ▶공정한 공천을 꼽았다.

그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을 의식한 듯 “(윤석열 후보와) 대선후보를 단일화를 했고, 윤석열 정부의 인수위원장이었다. 저는 윤 대통령의 연대보증인”이라며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안철수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출마 선언을 마친 안 의원이 퇴장하고 있다. [뉴스1]

같은 날 안철수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출마 선언을 마친 안 의원이 퇴장하고 있다. [뉴스1]

안 의원은 당권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나경원 전 의원과 수도권 후보란 점에서 겹친다. 나 전 의원이 정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신분으로 당권을 저울질한다는 여권 핵심부의 집중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먼저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날 출마선언엔 당권주자 윤상현 의원이 축전을 보냈다. 앞서 안 의원도 윤 의원의 출정식 때 축전을 보냈었다. 윤 의원은 축사에서 “이제 전당대회를 치르며 본격적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공동선언문’을 작성할 차례가 된 것 같다”고 말해 ‘안윤연대’를 공식화했다.

‘친윤 대표주자’를 표방한 김기현 의원도 이날 오후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캠프 개소식을 열고 세몰이를 했다. 박수영·이철규·이만희·박성민·배현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 운동 당시 사용했던 대북을 치는 퍼포먼스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김기현 의원이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나경원

나경원

친윤계의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한명도 없는 분이 지금 지지율이 조금 높다고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건 결코 바람직한 정치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재 의원도 “만약 이런 식으로 정부와 반해서 본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예전의 ‘유승민의 길’ 아니냐”고 직격했다.

당사자인 나 전 의원은 침묵에 들어갔다. 그는 10일 국민의힘 제주도당 당원연수 특강과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본래 기자간담회만 생략하려 했으나, 대통령실과의 논쟁이 계속되자 제주도당 측도 부담을 느끼면서 행사 자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객관적으로 더 이상 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르면 내일(10일) 중이라도 부위원장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힘의힘 청년당원 100명은 이날 국회에서 나 전 의원의 출마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윤심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답은 정해졌으니 당원은 정해진 대로 투표나 하라는 식의 ‘답정너 전당대회’는 국민께 큰 실망을 안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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