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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명예 기원 자수넣은 ‘사립초 교복’ 100만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8면

부산의 한 사립초등학교가 한벌당 100만원이 넘는 교복을 신입생들이 사입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해당 학교가 학부모에게 보낸 교복 관련 공지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교복 가격은 남학생 105만원(재킷·바지·셔츠), 여학생은 107만원(재킷·원피스·셔츠)이다. 학교 측은 이런 복장을 반드시 입도록 했다. 또 ‘선택항목’으로 남학생은 ▶보타이(2만원) ▶조끼(7만원) ▶카디건(9만8000원), 여학생은 ▶프릴(2만원) ▶바지(23만원) ▶조끼(7만원) ▶카디건(9만8000원) 등을 제시했다. 해당 학교 측은 보타이와 프릴은 입학식 때 제공한다고 설명하며 “맞춤 제작인 관계로 시간이 무척 걸리니 서둘러 준비하시길 바란다”고 안내했다.

올해 들어 교복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대해선 “유명 한복 디자이너가 수작업으로 (교복에) 부와 명예·건강·장수 등을 기원하는 자수를 넣는 등 특별 제작된 것”이라고 했다. 일부 학부모는 이 같은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했다. 이에 “사립학교에 보내려면 감수해야 하는 비용”이라는 말과 “초등 교복으로는 과한 가격”이라는 의견이 맞섰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주관 교복 구매 제도’ 등에 따라 매겨진 올해 부산지역 교복 가격 상한선은 31만4000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2%가량 상승한 가격으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관계자들이 논의 끝에 결정한 가격이다.

고가 교복 논란에 휩싸인 초등학교는 이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을 산정했지만, 제재 근거는 없다. 교복 가격 안정화를 위해 도입한 ‘학교 주관 구매 제도’는 학교가 가격 상한선 등을 지켜 교복 구매를 주관하면 교육청이 교복비용을 지원하는 형태다. 다만 초등학교는 교복 대신 평상복을 입는 경우가 많아 이 제도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학교는 학부모 간담회를 열어 교복 가격 문제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간담회는 이달 중순쯤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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