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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펀드’, 메리츠자산운용 품는다…매각가 400억~500억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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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 KCGI의 강성부 대표. 장진영 기자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 KCGI의 강성부 대표. 장진영 기자

국내 대표적인 행동주의 사모펀드(PEF)인 강성부펀드(KCGI)가 운용자산 3조원 상당의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다.

9일 KCGI에 따르면 KCGI컨소시엄은 지난 6일 메리츠금융지주가 보유한 메리츠자산운용의 보통주 100%인 264만6000주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에선 매각가를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자산운용사가 순자산비율 0.5~2배 수준에서 거래됐던 것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400억~5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CGI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 1세대인 강성부 대표가 2018년 7월 세운 사모펀드 운용사다. 행동주의 펀드는 단순 투자를 넘어 배당 확대, 구조조정 등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주주의 이익을 늘리도록 의견을 제시하는 주주 행동을 의미한다. KCGI는 2018년부터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며 주목을 받았다.

KCGI가 이번에 인수한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 6일 기준 운용자산 2조8111억원(금융투자협회 자료)을 굴리는 종합자산운용사다. 특히 2014년 영입한 스타 펀드매니저 존 리 전 대표가 이끌었다. '가치투자 전도사'로 명성을 쌓았던 존 리 대표가 지난해 6월 차명 투자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한 게 회사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메리츠금융지주 사정을 잘 아는 운용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메리츠 내부에선 자산운용업이 리스크에 비해 성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던 차에 존리 이슈가 터지자 즉각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KCGI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끝나면 잔금을 납부하고, 새로운 사명 공모 등 후속 절차에 나선다. KCGI측은 “백 마디 말보다 안정적인 수익률로, 고객이 먼저 찾는 자산운용을 만들겠다”며 “특히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투자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으로 뛰어난 수익률을 약속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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