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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시위터 된 명문초 공사장…입학생 230명 새교실 못쓸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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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명문초등학교 신축 공사 현장. 사진 부산시교육청

부산 강서구 명문초등학교 신축 공사 현장. 사진 부산시교육청

노조 파업과 화물연대 운송거부 여파에 부산 강서구의 한 신축 초등학교 공사가 늦어져 1학년 학생 수백명이 임시교사(校舍)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3월 개교에 맞춰 전학할 예정이던 학생 수백명도 개교가 늦춰져 학기 중 학교를 옮겨야 하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

3월 예정됐던 신축 개교, 왜 밀렸나

9일 부산시교육청과 시공사 등에 따르면 강서구 명문초등학교 신축 공사는 2021년 12월 시작, 이달 말 끝날 예정이었다. 여기에는 신입생 230여명과 2~6학년 전학생 400여명(29개 학급)을 수용하기로 했다. 인근 신명ㆍ명운초등학교 등 학급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명문초 신축에는 부산시교육청 예산 300억원 정도 투입됐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계속 문제가 생겼다. 태풍 등 기상 이변에 대비하기 위해 공사 기간을 넉넉하게 잡았지만, 노조 파업 때문에 늦어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지난해 6월과 11월 두 차례 집단운송거부를 한 데 이어 레미콘 운송노조도 파업했다. 명문초 공사 현장에서는 민주노총 측이 "우리 조합원이 보유한 크레인·굴삭기 등 장비를 사용하라"며 여러 차례 집회를 열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9월)태풍 ‘힌남노’에 대비하기 위해 5일간 공사를 멈춘 것을 포함해 약 80일가량 공기가 밀린 것으로 파악했다”며 “오는 4월 말까지는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다른 변수가 생기면 기간이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시교사에 학기 중 전학… 혼란 불가피

이 때문에 오는 3월 개교에 맞춰 입학을 준비하던 1학년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관할 부산 북부교육지원청은 명지동 소재 교육시설인 ‘울림마루’에 명문초 1학년 학생 230여명 수용하기 위한 임시교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울림마루는 과거 명지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해 조성된 교육시설로, 북부교육지원청은 일부 환경개선 작업을 거쳐 명문초 신입생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명문초 전학을 예정하던 2~6학년 학생과 학부모도 난감해하고 있다. 북부교육지원청이 지난달 인근 초등학교 재학생 등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400여명이 새로 문을 여는 명문초에 전학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통상 신축 학교 전학은 적응을 돕기 위해 3월 개교에 맞춰 진행되지만, 개교가 밀리면서 이들은 학기가 진행 중인 5, 6월에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오는 11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임시교사 조성과 수업 운영안 등에 대한 설명회를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명문초 공사 지연 과정에 노조 불법 행위 등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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