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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들, 엄마 걱정말고…" 4명 살리고 떠난 6살 세윤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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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8일 4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송세윤(6)군.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지난해 12월28일 4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송세윤(6)군.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뇌사 판정을 받은 6세 소년이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28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송세윤(6)군이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짧지만 아름다운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송군은 태어나자마자 장티푸스 질환으로 수술했지만 이후 여느 아이와 다르지 않게 건강히 자라던 중 지난해 12월1일 구토와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송군은 쓰러지며 심장마비가 와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회복이 어려운 상태인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은 갑자기 쓰러진 아이를 그대로 떠나보낼 수 없어 어디 선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제주에서 태어난 송군은 밝고 활동적이며, 자기보다 어린아이들을 돌보며 항상 양보하는 성격으로 돈가스와 짜장면을 좋아하는 착한 아들이었다고 한다. 자동차를 좋아해 아픈 자동차를 고쳐주는 정비사를 꿈꿨다.

지난해 12월28일 4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송세윤군.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지난해 12월28일 4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송세윤군.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송군의 어머니 송승아씨는 “세상 엄마 중에 저처럼 아이가 아파서 힘들어하는 엄마들도 있을 텐데, 세윤의 몸 일부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기증받은 아이와 그 가족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윤이를 떠나보내며 “세윤아, 엄마야. 이제 엄마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는 다른 아이들처럼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아. 매일 사탕, 초콜릿 먹지 말라고 잔소리만 한 것만 같아 미안해. 세윤아, 엄마가 사랑해. 늘 엄마가 생각할게”라고 인사를 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어린 자식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이해하기도, 표현하기도 어렵지만 다른 아픔 속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생명 나눔을 실천해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가족의 숭고한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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