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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의회 폭동 복사판’…전임 대통령 지지자들, 브라질 의회 난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67)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8일(현지시간)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을 점거했다고 CNBC와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매체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지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사태의 복사판처럼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 내 의회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넘은 뒤 문과 창문 등을 박살 내고 안에 침입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의회 건물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의회 건물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어 집기류를 내던지고 충격을 가해 건물 바닥을 파손시키는 등 내부를 엉망으로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장 시설물을 못 쓰게 만들고, 의장석에 앉아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브라질 국기를 몸에 두르거나 노란색과 초록색 국기 색 옷을 맞춰 입은 시위대는 건물 지붕에 올라가 브라질 군대의 쿠데타를 촉구하는 ‘개입’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경찰과 보안요원은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의회 내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시위대 난입 이후 어지럽혀져 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의회 내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시위대 난입 이후 어지럽혀져 있다. AP=연합뉴스

시위대는 인근에 있는 대통령궁과 대법원에까지 몰려가며 일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와 대통령궁 등을 점령하자 수도 브라질리아 지역에 연방 안보 개입을 선포했다.

룰라 대통령은 폭도들을 ‘파시스트, 광신자”라고 부르며 “모든 법을 동원해 폭도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리아 지역에 대한 연방 정부의 개입은 1월 31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취임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지난해 말 발생한 홍수 피해 지역인 아라라콰라 방문 중이었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폭동 행위를 담은 일부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이 ‘50.9%대 49.1%’라는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결선 투표에서 승리를 거머쥔 지난해 10월 대선 이후,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주요 군부대 앞에 이른바 ‘애국 캠프’를 차리고 룰라 취임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선거 불복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일부 극성 지지자는 테러를 모의하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플라비우 지누 법무부 장관은 트위터에 “무력으로 (자신들의) 뜻을 강요하려는 이 터무니없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군·경 등 가용 인력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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