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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얼음낚시부터 썰매·스케이트…흰 눈 사이로 겨울 만끽하려면

중앙일보

입력

1월 1일 새해 해돋이를 시작으로 겨울 축제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지며 근 3년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대규모 겨울 축제가 다시 손님을 맞을 채비를 한 거죠. 눈과 얼음의 계절, 겨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 축제를 다수 보유한 강원도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겨울 축제가 열리며 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평창송어축제에선 얼음낚시뿐 아니라 각종 겨울 놀이도 즐길 수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처음 타본 전통 썰매로 씽씽 달렸다.

평창송어축제에선 얼음낚시뿐 아니라 각종 겨울 놀이도 즐길 수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처음 타본 전통 썰매로 씽씽 달렸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겨울 축제 중에서도 한 발 빠르게 12월 30일 개막한 강원도의 평창송어축제를 찾았습니다. 평균 고도 해발 700m, 국내 손꼽히는 고원지대인 평창은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유명하죠. 올림픽 개최 이전부터도 평창은 송어축제로 이름을 알렸어요. 2007년 시작된 평창송어축제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아 1월 29일까지 열리죠. 고랭지로 춥고 눈이 많이 오는 지역 특성상 겨울 먹거리를 찾아 강 속 큰 바위를 망치로 두드려 물고기를 잡아먹곤 했던 옛 모습을 축제로 승화한 겁니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시내를 관통해 흐르는 오대천 일대가 축제장입니다. 한강 최상류 지역이라 1급 청정수로 물이 맑아 얼음도 투명하죠. 두께 30~50cm에 달하는 얼음 아래서 헤엄치는 송어를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입니다. 송어는 연어과의 회귀성 어류로 강에서 태어나 약 2년간 자라 바다로 가고, 3~4년 후 산란기에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어요. 우리나라·중국·러시아·일본 등에 분포하며, 국내에선 동해로 흐르는 일부 하천에 살고 있죠. 물이 맑고 차가운 강의 상류를 좋아해요.

낚시 중에 얼음 구멍 안쪽에 살얼음이 끼자 틀채로 퍼내는 김하윤 학생기자.

낚시 중에 얼음 구멍 안쪽에 살얼음이 끼자 틀채로 퍼내는 김하윤 학생기자.

송어는 예로부터 고급 식재료로 인기였죠. 조선시대 어류학 기술서인 『난호어목지』에는 동해 어류 중 가장 좋은 것이라는 평과 함께 살의 빛깔이 붉고 선명해 소나무 마디와 같아 이름에 소나무 송(松)자를 썼다고 하죠. 또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는 물고기 몸에서 소나무 향기가 나서 송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국내에서는 1965년 최초로 평창에서 송어를 양식하기 시작했죠. 현재 평창군은 국내 최대 송어 양식지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되었다가 올해 '눈과 얼음, 송어가 함께하는 겨울 이야기'란 주제로 3년 만에 다시 열린 평창송어축제장에 들어선 김예나·김하윤 학생기자는 기대감에 눈을 빛냈죠. 현장에선 개막식과 함께 이어진 맨손송어잡기 대회가 한창이었어요. 대회 참가자들은 반팔·반바지 차림으로 물속에 들어가 송어 중에서도 특히 황금송어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송어를 몰고 있었죠. “황금송어와 일반 송어의 차이점이 뭔지” 묻는 예나 학생기자에게 윤승일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색이 다르다”고 알려줬어요. “노란색을 띤 송어가 있어요. 보통 송어랑 색만 다른 건데, 노란빛을 황금에 비유해 황금송어라고 하죠. 맨손송어잡기 대회에서 잡을 수 있답니다.” 아무리 추워도 맨손송어잡기 대회는 참가자들이 열정적으로 나서요. 하루 2회 선착순으로 마감하는데 외국인도 많이 참여하고 늘 사람이 몰릴 정도로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히죠.

맨손으로 송어를 잡고 기뻐하는 맨손송어잡기 참가자. 황금송어잡기 이벤트도 함께하는 맨손송어잡기는 평창송어축제 인기 프로그램이다. 평창송어축제 제공

맨손으로 송어를 잡고 기뻐하는 맨손송어잡기 참가자. 황금송어잡기 이벤트도 함께하는 맨손송어잡기는 평창송어축제 인기 프로그램이다. 평창송어축제 제공

본격적으로 송어 낚시를 해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은 얼음낚시터로 향했어요. 얼음낚시터는 크게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그중 하나는 텐트 낚시를 할 수 있게 꾸며져 있죠. 얼음낚시터에서 취급하는 낚시도구에는 견지낚시·릴낚시·장대찌낚시 등이 있습니다. 낚시 끝에 매달 가짜 미끼는 바늘 하나짜리 웜견지와 바늘 3개짜리 메탈견지 등이 준비됐고요.

낚시용품 판매부스에서 만난 김경호 팀장은 “송어들은 이동을 많이 한다”며 “한곳에 머물지 말고 안 잡히면 계속 구멍을 옮겨 다니다 보면 송어가 있는 곳이 나올 것”이라고 알려줬죠. “얼음 구멍 안쪽으로 들여다보면 송어가 보여요. 시간이 지나도 아예 안 보이면 빨리 이동하는 편이 낫죠. 많이 잡은 분이 있으면 그 주변을 노리는 것도 괜찮아요. 낚싯대는 절대 크게 휘두르지 말고, 물속에 살짝 띄워서 짧게 흔들어주세요. 송어는 부지런해야 잡을 수 있습니다.”

김하윤(왼쪽)·김예나 학생기자가 평창송어축제 텐트 낚시터에서 송어 잡기에 도전했다.

김하윤(왼쪽)·김예나 학생기자가 평창송어축제 텐트 낚시터에서 송어 잡기에 도전했다.

평소 낚시를 즐기는 하윤 학생기자가 웜견지낚싯대를, 낚시를 처음 해보는 예나 학생기자가 메탈견지낚싯대를 들고 얼음판에 들어갔습니다. 팁을 숙지한 두 사람은 각자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며 낚시를 시작했죠. 열심히 낚싯대를 위아래로 잘게 흔들다가, 입질이 없는 것 같으면 구멍 속을 보며 송어가 오나 안 오나 살피곤 아니다 싶으면 자리를 옮겨 낚시를 계속해 나갔죠. 송어가 지나가는지 보기 위해 얼음 위에 거의 엎드려 누운 모양새가 되기도 했어요. 가끔 구멍 안이 얼음으로 뒤덮인 경우도 있었는데요. 하윤 학생기자는 가져온 뜰채를 꺼내며 “구멍 안이 온도가 더 낮아 살얼음이 끼면 바로바로 떠내기 위해 필요하다”고 귀띔했죠.

이때, 얼음낚시터 안으로 송어차가 들어옵니다. 송어차가 송어를 풀고 가니 이곳저곳서 “여기 송어 지나갔다”거나 “잡았어!”라는 외침이 들렸죠. 소중 학생기자단 역시 성공의 외침을 따라 계속 자리를 옮겨가며 낚싯대를 움직여 송어를 불러봤지만, 안타깝게도 만나지 못했어요. 하윤 학생기자는 다른 미끼로 바꿔 도전을 이어나갔죠. “저번에 바다낚시 갔을 땐 우럭을 2마리나 낚았는데, 오늘은 송어가 영 미끼를 안 무네요.”

송어를 많이 낚은 사람 주변 자리를 노리라는 팁에 따라 얼음낚시 중인 김예나 학생기자.

송어를 많이 낚은 사람 주변 자리를 노리라는 팁에 따라 얼음낚시 중인 김예나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단처럼 하염없이 낚싯대를 위아래로 흔들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몇몇 낚시 고수들도 눈에 띕니다. 중학생 때 낚시를 시작해 15년 정도 했다는 장성수씨는 벌써 네 마리나 송어를 잡아 올렸죠. “평창송어축제에는 거의 매년 와요. 축제 개막일인 오늘도 오전 6시 50분쯤 도착해서 9시 티케팅을 기다렸어요. 5마리 잡은 적도 있고, 1마리도 못 잡은 적도 있죠. 운이 좀 따르긴 해요. 하지만 얼음낚시라는 장르 자체가 특이하고, 일 년에 몇 번 못 하는 경험이라 꼭 하러 옵니다.”

잡은 송어는 입에서 미끼를 뺀 뒤 그대로 얼음 위에 올려둬요. 길고 납작한 몸에 작은 흑색 점이 흩어져 있는데, 햇빛을 받자 무지갯빛으로 반짝였죠. 갓 낚은 송어를 처음 본 예나·하윤 학생기자는 한 마리씩 들어보며 “나도 낚아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죠. 찬바람을 막아주는 텐트 낚시터에는 텐트 하나당 낚시의자 2개와 얼음구멍 2개가 준비돼 주로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이 많았어요. 이곳에서도 두 사람의 낚싯대에는 아쉽게도 입질이 오지 않았어요.

옆 자리 낚시 고수분이 잡은 송어를 들어올리며 “다음엔 나도” 다짐한 소중 학생기자단.

옆 자리 낚시 고수분이 잡은 송어를 들어올리며 “다음엔 나도” 다짐한 소중 학생기자단.

잠시 낚시를 내려둔 소중 학생기자단은 얼음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선 길이 120m, 폭 40m의 슬로프를 달리는 눈썰매부터 각종 겨울 놀이를 즐길 수 있죠. 얼음을 지치는 전통썰매와 스케이트, 스노우 래프팅, 얼음 자전거, 범퍼카, 얼음 카트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됐어요. 또 추위를 피해 난롯가에서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휴게소도 운영합니다. 한창 썰매를 타고 돌아온 두 사람은 윤 본부장에게 평창송어축제를 처음 만든 계기부터 올해 특징이 뭔지 등 질문을 쏟아냈어요.

“축제는 옛날엔 즐겁게 노는 의미가 강했지만, 점차 어려운 지역경제 부흥의 의미를 띠게 됐습니다. 평창은 2007년 큰 수해 피해를 입었어요. 당시 침체된 지역 분위기도 바꾸고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평창에서 국내 최초로 양식에 성공한 송어를 가지고 축제를 만들게 됐죠. 평창송어축제가 성공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송어낚시를 겨울 축제 프로그램에 넣기 시작했어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3년 만에 평창송어축제를 열게 됐는데요. 무엇보다 즐거우려면 안전이 가장 중요하죠.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대신 펜스도 강화하고, 평창의 추위에 50cm 두께로 꽝꽝 얼어붙은 얼음판 위에서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그물도 꼼꼼히 설치하는 등 안전한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어요. 또 많은 분들이 송어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합니다.”

얼음광장에 쌓인 눈만 가지고도 재밌게 놀 수 있다. 축제 관람객 중엔 눈오리·눈공룡 등을 만드는 사람도 여럿이다.

얼음광장에 쌓인 눈만 가지고도 재밌게 놀 수 있다. 축제 관람객 중엔 눈오리·눈공룡 등을 만드는 사람도 여럿이다.

예나 학생기자는 “송어는 깨끗하고 흐르는 물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냉수어종인데 이 조건이 아니면 살지 못하는지” 궁금해했죠. “송어는 평균 수온 7~13℃의 맑은 물에서만 살죠. 물이 따뜻하거나 더러우면 죽어버려요. 자연 하천에 사는 야생송어는 그래서 굉장히 보기 힘들죠. 평창에서 양식하는 송어도 한강 최상류의 깨끗하고 차가운 물에서 키우고 있어요.”

이어 하윤 학생기자가 축제에 필요한 송어는 어떻게 확보하는지 물어봤죠. “방금 말했듯 야생의 국내 토종 송어는 찾기 힘들어요. 축제에서 낚을 수 있는 건 양식 송어죠. 1965년 북미에서 들여온 무지개송어 양식에 평창군이 최초로 성공하며 미탄 등지에서 국내 송어의 30% 정도를 양식하고 있어요. 거기서 키운 송어를 활용합니다. 북미산 무지개송어는 성장이 빠르고 번식력이 좋은 편인데요. 물이 차고 깨끗한 만큼 아주 크게 자라진 않지만, 영양가가 높고 건강한 송어라고 할 수 있어요. 쫄깃쫄깃해 씹는 맛도 좋고, 고소하고 담백하면서도 단 감칠맛이 있죠.”

얼음광장 휴게소에선 큰 난로가 마련돼 따뜻하게 불을 쬐며 쉴 수 있다.

얼음광장 휴게소에선 큰 난로가 마련돼 따뜻하게 불을 쬐며 쉴 수 있다.

윤 본부장은 아쉬운 기색을 내비치는 소중 학생기자단을 어린이 낚시터로 이끌었어요. 실내에 자리한 어린이 낚시터에선 드디어 헤엄치는 송어 실물을 잔뜩 볼 수 있었죠. 여기선 장대낚싯대를 이용합니다. “미끼가 땅에 닿을 듯할 때 위로 당겼다 놓으며 물고기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걸 고패질이라고 합니다. 쉬지 않고 고패질을 하며 송어를 유혹해야 해요. 어린이 낚시터의 경우 1마리는 꼭 가져갈 수 있게 해주니 걱정 말고요.”

평창송어축제에서 낚시한 송어는 한 사람당 2마리까지 가져갈 수 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얼음판 위 낚시 고수분들이 나눠준 송어 등을 가지고 즐겁게 축제장을 떠날 수 있었어요. 잡은 송어는 현장 먹거리촌에서 회나 구이로 요리해 주는데요. 송어 크기가 꽤 커서 한두 마리만으로도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답니다.

어린이 낚시터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윤승일(맨 오른쪽) 본부장이 송어를 잡기 위한 낚시 팁으로 고패질을 가르쳐줬다.

어린이 낚시터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윤승일(맨 오른쪽) 본부장이 송어를 잡기 위한 낚시 팁으로 고패질을 가르쳐줬다.

평창송어축제 외에도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는 축제는 여럿 있습니다. 겨울의 흰 눈과 얼음이 주인공인 축제, 눈 대신 화려한 조명으로 시선을 끄는 빛 축제도 있죠. 또 4000만 송이 애기동백을 즐기는 전남 신안군 천사섬 분재공원 ‘섬 겨울꽃 축제’(~1월 31일)처럼 지역 특화 축제, 전북 무주군 초리마을 ‘초리꽁꽁놀이축제’(~2월 5일)처럼 작은 축제도 전국 곳곳서 열리죠. 직접 잡은 물고기를 현장에서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축제마다 지역의 특색 있는 먹거리를 선보이는 것도 설레게 하는 요소예요. 초봄이 오기 전까지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축제를 소개합니다. 겨울 축제는 보통 눈과 얼음이 많아 길이 미끄럽고, 기상 상황에 따라 행사 일정이 변경될 수 있는 점에 주의하세요. 각 축제의 이용요금, 시설 및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내용은 해당 축제 홈페이지나 전화 문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3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 

매년 100만 명 이상 찾아와 대표적인 겨울 축제로 꼽히는 화천산천어축제는 올해 1월 29일까지 열린다. 중앙포토

매년 100만 명 이상 찾아와 대표적인 겨울 축제로 꼽히는 화천산천어축제는 올해 1월 29일까지 열린다. 중앙포토

2003년 시작해 2006년부터는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산천어축제는 1월 29일까지(선등거리는 2월 5일까지)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대에서 펼쳐집니다. 개막에 앞서 지난 연말인 12월 24일 지역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산천어 모양의 선등 2만5000여 개를 내건 선등거리에서 점등 행사도 열렸죠. 화천천에서 낚시를 즐긴 뒤 루어낚시터 끝쪽으로 나와서 선등거리를 따라 화천시내로 들어오면 실내 얼음조각광장서 중국 하얼빈 출신 빙등 기술자가 만든 대형 얼음조각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메인인 산천어 관련 체험은 얼음낚시, 루어낚시, 맨손잡기, 밤낚시 등이 마련됐죠. 특히 오후 7~9시 즐길 수 있는 밤낚시가 눈에 띕니다. 낚시터 중간중간 얼음썰매·얼음축구·눈썰매 등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요.

인제빙어축제 

소양강 최상류 빙어호가 꽁꽁 얼어붙으며 인제빙어축제가 1월 20일 개막한다. 사진은 지난 19회 축제 전경. 인제빙어축제 제공

소양강 최상류 빙어호가 꽁꽁 얼어붙으며 인제빙어축제가 1월 20일 개막한다. 사진은 지난 19회 축제 전경. 인제빙어축제 제공

1998년부터 빙어낚시를 비롯한 여러 체험행사를 선보인 인제빙어축제가 1월 20~29일 열립니다. 한겨울 추위 속에서 소양강 최상류에 자리한 강원도 인제군 남면 빙어호가 꽁꽁 얼면 빙어 낚시가 시작되죠. 어부들은 얼음을 자르고 그물을 던져 빙어를 잡지만, 빙어축제 현장에서는 얼음에 구멍을 내고 견지낚싯대를 드리워 잡죠. 견지낚싯대는 세로가 긴 파리채처럼 생겼는데 여기에 살아있는 미끼를 달아 씁니다. 딱히 기술이 없어도 쉽게 낚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빙어는 무리를 지어 다니기 때문에 한곳만 고집하지 말고 여러 곳을 옮겨 다니는 게 낚시 팁이에요.
이밖에도 겨울 이색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윈터 서든워대회(초등학생부터 참여 가능), 얼음축구대회, ATV(사륜오토바이) 등의 체험이 가능하죠. 인제군 옛 산골 마을을 눈과 얼음으로 재현한 공간도 볼거리입니다.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축제

백운계곡을 배경으로 서 있는 갖가지 모양의 얼음기둥은 동장군축제 인증샷을 찍기에 제격이다.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축제 제공

백운계곡을 배경으로 서 있는 갖가지 모양의 얼음기둥은 동장군축제 인증샷을 찍기에 제격이다.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축제 제공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근처 마을 주민들이 만들어온 동장군축제가 ‘흰눈펑펑! 얼음꽁꽁! 가자! 포천백운계곡!’을 슬로건으로 2월 5일까지 약 45일간의 축제를 펼칩니다. 겨울 여행 테마가 있는 놀이와 체험,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죠. 특히 길이 약 120m로 계곡과 산이 어우러진 겨울 풍경을 즐기며 튜브썰매를 탈 수 있는 눈썰매장이 인기예요.
튜브썰매뿐 아니라 회전눈썰매(4세 이상 이용)·어린이눈썰매·전통썰매도 탈 수 있죠. 여기에 이글루와 팽이치기를 포함해서 종합이용권으로 하루 종일 놀 수 있어요. 동장군축제에선 올해 스케이트장을 처음으로 개장하며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을 한층 업그레이드했죠. 얼음 위 놀이가 질리면 낚시를 할 수도 있습니다. 송어(얼음·실내)낚시·빙어(뜰채)낚시 등이 준비됐어요. 얼음송어낚시터는 메인 행사장에서 차로 5분 거리입니다.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올해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는 하천결빙시스템을 도입해 2월 28일까지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다. 사진은 지난 축제 모습. 중앙포토

올해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는 하천결빙시스템을 도입해 2월 28일까지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다. 사진은 지난 축제 모습. 중앙포토

2009년부터 이어져온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는 올해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아도 얼음을 얼릴 수 있는 하천결빙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특허기술로 최소 20cm 이상 두께의 얼음을 얼려 유지할 수 있게 된 덕분에(20cm 이하일 경우 해당 낚시장은 개방하지 않음) 영상으로 기온이 올라도 걱정 없이 2월 28일까지 씽씽 겨울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됐죠. 다만 빙질관리 및 안전을 위해 낚시장·체험 일부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자라섬 가평천 일대 축제장에는 얼음낚시(송어)를 비롯해 튜브썰매·4륜 바이크 등 눈·얼음 체험 등이 마련됐죠. 시끌벅적한 축제장에서 살짝 빠져나와 자라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여유를 즐기는 방법이에요.

태백산눈축제 

태백산눈축제에선 1월 15~20일 전국 대학생 눈조각 경연대회가 열린다. 대회 결과물은 2월 5일까지 관람 가능하다. 태백산눈축제 제공

태백산눈축제에선 1월 15~20일 전국 대학생 눈조각 경연대회가 열린다. 대회 결과물은 2월 5일까지 관람 가능하다. 태백산눈축제 제공

해마다 다른 주제로 웅장하고 섬세한 눈조각들을 만날 수 있는 태백산눈축제가 올해는 ‘이상한 동화나라 태백마을’을 주제로 1월 27~31일 열립니다. 태백산국립공원(강원도 태백시 천제단길 162) 축제장은 크게 당골광장·야생화공원·테마공원의 3구역으로 나뉘어요. 당골광장에는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형 눈조각 전시장과 이글루 카페가 자리하죠. 그 옆 윗광장에서는 1월 15~20일 펼쳐진 전국 대학생 눈조각 경연대회의 결과물을 2월 5일까지 볼 수 있어요 당골광장 운영본부에서 스탬프 미션을 수행하면 기념품을 주는 이벤트도 마련됐죠.
야생화공원에서는 미니 눈사람 만들기와 태백산 한방차 체험을 할 수 있어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얼음썰매·눈미끄럼틀·눈놀이터와 따끈따끈 기차화덕 군고구마 등은 테마공원에서 즐길 수 있죠. 태백 시내(황지동 25-2)에 자리한 황지연못(문화광장)에서는 2월 26일까지 별빛 페스티벌이 열려요. 동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조형물과 유등으로 꾸며졌죠. 또 1월 31일까지 매일매일 태백 공연팀이 문화광장서 다채로운 야간공연을 펼칩니다.

대관령눈꽃축제

지난해 대관령눈꽃축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으로 취소됐다. 당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을 찾은 관광객들이 임인년의 상징인 호랑이 등 눈 조각상을 바라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대관령눈꽃축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으로 취소됐다. 당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을 찾은 관광객들이 임인년의 상징인 호랑이 등 눈 조각상을 바라보고 있다. 중앙포토

1993년 1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의 지역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대관령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대관령눈꽃축제'가 20일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단장에 돌입했어요. 대관령 사람들의 옛이야기를 느낄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죠. 지역 전통문화인 황병산 사냥놀이를 각색해 ‘대관령 멧돼지 얼음땡’이라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만든 게 대표적입니다. 산에서 내려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멧돼지를 잡는 대관령의 옛 문화를 눈밭을 신나게 뛰노는 놀이로 바꿨죠.
29일까지 열리는 축제장에선 황병산 사냥놀이 소품을 착용해 볼 수도 있고, 보물찾기·즉석 상황극 등의 이벤트도 준비됐어요. 얼음으로 만든 이글루가 여럿 모인 공간과 색다른 눈터널, 썰매장도 마련됐죠. 또 대관령 초원에 사는 양을 만날 수 있는 미니 양떼목장을 비롯해 대관령 눈마을 주민과 함께 딱지치기·구슬치기·사방치기·뽑기놀이 등 추억의 미니게임을 할 수 있답니다.

해운대빛축제 ‘Again, 해운대 빛의 바다’ 

'어게인, 해운대 빛의 바다'를 주제로 한 '제9회 해운대 빛축제'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개막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환하게 불밝힌 400m구간에 달하는 '빛 파도'를 구경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어게인, 해운대 빛의 바다'를 주제로 한 '제9회 해운대 빛축제'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개막돼 시민과 관광객들이 환하게 불밝힌 400m구간에 달하는 '빛 파도'를 구경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1월 2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및 해운대광장에서부터 해운대온천길·구남로·해운대시장길을 아우르며 빛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지난해보다 축제 현장이 2배 넓어졌죠. 크게 3가지 테마로 관람코스를 추천해요.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돼 사진 찍기 좋은 메인코스는 해운대역에서 출발해 구남로의 ‘ASSEMBLE: 빛을 모으다’를 지나 해수욕장의 ‘천지빛깔: 천지가 빛나다’를 거쳐 시장길의 ‘TWINKLE SKY: 반짝하늘’을 걸어 온천길의 ‘GOLLDEN STREET: 금빛거리’에서 마무리하죠. 맛과 스토리가 있는 힐링코스는 온천길에서 시작해 시장길과 구남로를 지나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끝나고요. 덜 걷고 싶지만 포인트를 놓치긴 싫다면 감성코스로 가보세요. 해운대역에서 구남로를 거쳐 해운대 백사장까지 쭉 걸으면 됩니다.
구남로에선 BTS포토존 등에서 인생샷을 찍고 소원엽서를 쓰고, 시장길에선 행잉조명·스트링조명으로 반짝이는 하늘을 즐긴다면 온천길에선 폭죽조명과 금빛물결조명이 기다리죠. 그리고 해운대 바다를 배경으로 모든 빛이 내려오는 광경을 감상하세요.

평창송어축제를 찾은 김하윤(왼쪽)·김예나 학생기자가 얼음낚시 후 각종 겨울놀이를 즐겼다.

평창송어축제를 찾은 김하윤(왼쪽)·김예나 학생기자가 얼음낚시 후 각종 겨울놀이를 즐겼다.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예전에는 송어와 연어가 비슷하게 생겨서 다 같은 물고기라고 생각했어요. 이번 평창송어축제 취재를 통해 송어 관련 궁금증이 해소됐죠. 어류 책만 볼 때는 송어와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들이 많아 헷갈렸는데 이제는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송어는 수온 7~13°C 정도로 차갑고 깨끗하고 흐르는 물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냉수 어종인데요. 야생 송어는 이 조건이 아니면 살지 못한다고 하네요. 얼마 안 남은 야생의 송어가 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환경오염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평창과 송어에 대해 얽힌 이야기도 많이 알게 돼 좋았죠. 여러분도 방학에 시간이 있으면 평창송어축제에 꼭 가보세요.
-김예나(서울 갈현초 5) 학생기자

제가 좋아하는 분야인 낚시를 취재하는 영광의 순간이었습니다. 얼음 송어낚시라는 생소한 낚시를 접해서 신기했죠. 꼭 잡고 싶었던 무지개송어를 잡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평창송어축제가 주민들의 생활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새롭고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직접 가본 축제 현장의 시설들이 모두 훌륭했고 편안하게 만들어져서 좋았어요. 전통 눈썰매는 처음 타봤는데 재미있고 신났답니다. 제가 취재하는 동안 가족들도 낚시하다 주변에서 송어를 나눠주셔서 총 6마리를 가져왔는데요. 저는 아직 회를 먹을 줄 몰라서 아빠가 익혀서 요리해 주셨는데 구이부터 매운탕까지 지금껏 먹어본 민물고기 중 최고였죠.
-김하윤(경기도 홈스쿨링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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