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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SNS 중독 책임져라" 美엄마들 이어 학교까지, 빅테크 소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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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페이스북, 유튜브, 스냅챗, 틱톡의 모바일 로고. AP=연합뉴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페이스북, 유튜브, 스냅챗, 틱톡의 모바일 로고. AP=연합뉴스

미국 공립학교들이 청소년들의 과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과 유해 콘텐트 노출 등을 문제삼아 ‘빅 테크(Big Tech, 대형 IT기업)’들을 상대로 한 소송전에 가세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북서부 워싱턴주의 시애틀 교육구는 최근 SNS 플랫폼 회사들을 상대로 “공공 불법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법적ㆍ민사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학군 차원의 소송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애틀 교육구에는 유치원부터 초ㆍ중등학교 106개교가 있고, 학생 4만90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90페이지가 넘는 소장에서 교육구는 “학생들이 SNS 중독 등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 정신적 문제로 고통받고 있어 공립학교들이 교육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학생들의 자살 시도 또는 정신 건강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등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소 기업은 유튜브, 인스타그램·페이스북, 틱톡, 스냅챗의 운영 주체인 구글의 알파벳과 메타 플랫폼, 바이트댄스, 스냅 등으로 거의 모든 SNS 기업이 망라됐다.

앞서 미국에선 지난해부터 “자녀가 SNS로 인해 피해를 봤다”며 ‘뿔난 엄마들’의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소송에 참여한 부모 등 가족은 1200명으로, 올해까지 소송이 150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CBS뉴스는 전했다.

10대 자녀들이 SNS 몰입으로 인한 거식증ㆍ우울증 등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거나 성적 착취를 당한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섭식 장애와 우울증, 이로 인한 자살 시도를 한 두 소녀의 가족이 인스타그램 운영 기업인 메타 플랫폼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콜로라도에선 13세 딸을 둔 엄마가 유사한 문제로 페이스북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부모들은 “SNS 기업들이 청소년들을 가입할 수 있게 하면서도 성적 착취 등 유해한 콘텐트로부터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SNS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2021년 말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개발에 참여한 전 직원 프랜시스 호겐이 내부 문건을 폭로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문건에는 페이스북이 이윤 창출을 위해 취약한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파문은 미 상원 청문회와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해 3월 연두교서를 통해 “영리를 취하기 위해 우리 아이들에게 ‘국가적 실험’을 자행하는 소셜 미디어 기업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방패가 돼 온 연방 통신품위법(1996년) 조항에 대한 개정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해당법 230조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들은 유통에 대한 책임만 질뿐, 콘텐트에 대한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 구글의 대변인 호세 카스타네다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플랫폼 전반에서 어린이를 위한 안전한 경험을 만드는데 막대한 투자를 했다”고 반박했다. 메타 플랫폼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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