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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국내 기업, 1분기 '한파' 지속…코로나 영향도 부정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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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중국 안후이성의 전자 공장에서 근무하는 중국 근로자들. A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중국 안후이성의 전자 공장에서 근무하는 중국 근로자들. AP=연합뉴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겪고 있는 경기 ‘한파’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봉쇄에서 대유행으로 급격히 바뀐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도 2020년 유행 초반만큼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산업연구원·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중국한국상회는 이런 내용의 경기실사지수(BSI)를 공개했다. 지난해 11~12월 중국에 나가 있는 국내 기업 210곳(7개 업종)에 작년 4분기 현황과 올해 1분기 전망 등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부정적 응답이 다수라는 뜻이며, 200에 근접하면 그 반대다.

지난해 4분기 현황 BSI에 나타난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냉랭했다. 시황(67)은 3분기(69)와 비교해 하락세로 전환됐다. 매출(69)도 2020년 1분기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현지 수요 부진(34.8%)에 따른 어려움 가중’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중국 내 경기 둔화가 장기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 뒤는 수출 부진(14.8%), 원자재 조달난·가격 상승(10.5%) 순이었다. 특히 원자재 문제(3분기 8.5%→4분기 10.5%), 현지 정부 규제(3분기 4.7%→4분기 6.7%) 등을 응답한 비율이 뚜렷하게 늘었다. 수출 전선도 녹록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對)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역성장하는 중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해가 바뀐 올해 초반에도 중국 현지의 국내 기업은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1분기 전망 BSI는 시황(74), 매출(84) 모두 100을 훨씬 밑돌았다. 두 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현지판매(84)와 영업 환경(80)도 직전 분기보다 내려갔다.

매출 전망 BSI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113)를 뺀 제조업, 유통업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유통업(80)은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을 밑돌았다. 또한 대·중소기업 모두 어려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제로 코로나’ 정책과 그 후 급속한 재유행 확산이란 2연타로 중국 경제 전반이 휘청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 사이에서도 코로나19 우려가 커졌다. 응답 기업의 90%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코로나 사태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유행 초기였던 2020년 1분기(90%) 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체들이 느끼는 중국의 코로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앞으로 중국 내 코로나 확산 추이가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확진자 급증세가 지속하면 생산, 공급망 등 악영향도 장기화하는 게 불가피하다. 4%대 예측이 많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고, 한·중 무역 전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는 중국 내 코로나 문제 등으로 지난해보다 국내 전체 수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다만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연간 매출 전망 BSI는 지난해 전망치(102)보다 소폭 오른 107을 기록했다. 현지 기업이 다소나마 중국 경기가 개선될 거란 기대를 품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와 중국 경기 모두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상된다. 중국의 코로나 유행 상황이 변수지만, 작년에 억눌린 소비가 올해 폭발하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호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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